2008.03.23 15:20

누전(漏電)

조회 수 151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누전(漏電)



                                               이 월란





절연(絶緣)이 불완전하다
전선은 손상되고 있다
자유전자나 이온들에게도 정해진 길이 있었다
정해진 세간살이에만 도달해야하는 가다듬어진 길
전기는 전깃줄 안에서만 흘러야 한다
단 하나의 길을 벗어난다면
누전이다
양전기와 음전기가 길을 잃을 것이다
바리케이트를 넘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감전시켜버릴 것이다
전기에 쉽게 감응하는 젖은 그들에게
화상을 입히거나 목숨을 앗을지도 모른다
차단기가 여기 저기 보인다
오래된 건물은 늘 누전으로 인한
화재발생의 위험이 크다
강 건너 불꽃은 아름답다
오래된 나의 몸 속엔
여기 저기 방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도체(導體)들은 여기 저기 산재되어 나를 부른다
타고 싶어하는 마른 논둑의 임자 없는 들풀들
부도체는 미비하다, 해어지고 있다
바람이 분다
감모되어가는 선(線) 위에서
신발의 밑창은 달창나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3 파일, 전송 중 이월란 2008.04.11 243
502 이별이 지나간다 이월란 2008.04.10 208
501 물 위에 뜬 잠 이월란 2008.04.09 298
500 푸른 언어 이월란 2008.04.08 225
499 첫눈 (부제: 겨울 나그네) 강민경 2008.04.06 207
498 시인을 위한 변명 황숙진 2008.04.05 238
497 겸손 성백군 2008.04.04 145
496 꽃불 성백군 2008.04.04 145
495 창문가득 물오른 봄 이 시안 2008.04.02 361
494 노란동산 봄동산 이 시안 2008.04.02 262
493 노 생의 꿈(帝鄕) 유성룡 2008.03.29 371
492 갈등 강민경 2008.03.28 219
491 사랑의 진실 유성룡 2008.03.28 258
490 그때는 미처 몰랐어요 이시안 2008.03.27 252
489 열병 유성룡 2008.03.27 168
488 무서운 여자 이월란 2008.03.26 442
487 방귀의 화장실 박성춘 2008.03.25 364
486 하다못해 박성춘 2008.03.25 166
485 저녁별 이월란 2008.03.25 160
484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이월란 2008.03.24 137
Board Pagination Prev 1 ...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