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18 16:15

전구 갈아 끼우기

조회 수 430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잘 쓰지 않는 아래층 서재 알맞게 낮은
천정에 12개의 전구가 박혀 있는데 글쎄
4개가 불이 나간 거야.
그 중 죽은 전구 하나가 잘 빠지지 않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억지로 비틀다가
반짝하고 불이 들어왔다. 아, 죽지 않았구나.
전구와 전원과의 접속이 부실했던 거다.
죽었다가 살아나는 것도 신(神)과의
관계가 껄끄러웠다가 불시에 좋아지는 것!
부활이라는 것도 아마 그럴 거다 하는 생각!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나머지 전구 3개를
마저 간다. 근데 이게 뭐야, 어럽쇼!?
아까 시계 방향 혹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애써
만지작거려 살려 놓은 전등이 콱, 나가는 거야.
백색 섬광 비슷한 게 번쩍 허공을 절단하더니
그 전구가 아주 간 거야, 나는 어릴 적
청계천에서 배운 욕을 몇 번 내 뱉고
그 전구도 새 것으로 정성껏 갈아 끼웠다.
이제 잘 쓰지 않는 아래층 서재 천장이
환하게 팔 벌리고 손짓하고 있어.
물론 책꽂이 구석구석도 환하지.

© 서 량 2005.11.29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02 매지호수의 연가 오영근 2009.04.25 665
2101 누나 유성룡 2005.12.14 330
2100 발자국 성백군 2005.12.15 181
2099 동백의 미소(媚笑) 유성룡 2005.12.15 251
2098 우리집 강민경 2005.12.17 187
2097 새 날을 준비 하며 김사빈 2005.12.18 238
» 전구 갈아 끼우기 서 량 2005.12.18 430
2095 새롭지만은 않은 일곱 '신인'의 목소리 이승하 2005.12.19 707
2094 년말 성백군 2005.12.19 256
2093 손님 강민경 2005.12.20 282
2092 성탄 축하 선물 이승하 2005.12.21 268
2091 강아지와 산책을 강민경 2005.12.27 489
2090 송년사 성백군 2005.12.31 194
2089 조금 엉뚱한 새해 선물 이승하 2005.12.31 327
2088 *스캣송 서 량 2006.01.01 426
2087 불꽃 놀이 강민경 2006.01.02 243
2086 새해에는 / 임영준 박미성 2006.01.03 287
2085 골반 뼈의 추억 서 량 2006.01.10 501
2084 달팽이 여섯마리 김사빈 2006.01.12 371
2083 겨울 바람과 가랑비 강민경 2006.01.13 274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