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30 18:06

뭘 모르는 대나무

조회 수 18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뭘 모르는 대나무/강민경

 

 

아침 햇빛 곱게 비추는 산언저리

바위틈새에 태어나

외길만 고집하는 대나무를 보며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멍청합니다

 

종점(終點)에서 시점(時點)으로

시점(時點)에서 종점(終點)에 이를 동안

몸 안의 세포 사이사이로 흐르는

외줄기 짙푸른 혈관을 부러워하는

나무들, 풀들, 그리고 나,

차진 흙 속에 뿌리내리고 살면서도

폭풍이 몰아칠 때면 쓰러지거나

꺾이지 않으려고 납작 엎드려

파랗고 붉은 말 수런거리는 일

, 두 해가 아닌데

 

긴 세월 하루같이 외길만 고집하는

, 뭘 모르는 키 큰 대나무가

세상 물정 모르는 나 같아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들어야 할지! 외면하는

내 무릎 관절이 시큰시큰 저려옵니다

 

몸 밖에 단단한 마디

한 걸음 한걸음 놓을 때마다

몸 안을 비우며 흘렸던, 아니 흐르는

피땀에 외길만 보이는 까닭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3 시조 추억追憶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27 198
982 환생 강민경 2015.11.21 198
981 개여 짖으라 강민경 2016.07.27 198
980 세상아, 걱정하지 말라 강민경 2017.10.01 198
979 나를 먼저 보내며 강민경 2018.10.21 198
978 겨울 문턱에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03 198
977 영원한 친구라며 그리워하네! / 김원각 泌縡 2020.09.25 198
976 비명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구나 / 김원각 泌縡 2020.12.05 198
975 마음자리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2.15 198
974 회개, 생각만 해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03 198
973 그래서, 꽃입니다 성백군 2014.07.11 199
972 바위가 듣고 싶어서 강민경 2015.04.15 199
971 세상인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05 199
970 철로(鐵路)... 천일칠 2005.02.03 200
969 가장 먼 곳의 지름길 file 박성춘 2009.01.22 200
968 청량한 눈빛에 갇혀 버려 강민경 2012.05.19 200
967 당신은 내 밥이야 강민경 2019.11.19 200
966 잡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7.21 200
965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7 200
964 입춘대길(立春大吉)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2.08 200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