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동에서/ 강민경
마키키* 산 초입에
토란 듬성듬성 자라는 작은 물웅덩이
깊지도 않은데 하늘을 품고
큰 나무와 작은 물고기와 올챙이와
그리고 나까지 끌어안아 버린
보통사람은 짐작도 못 할
사랑의 문신을 새긴
여유와 넉넉함과 평화를 갖춘
낙원동이 있다
예약 없이 찾은 날도
행여 서먹할까 전전긍긍하는
물웅덩이 식구들
하나같이 쉬 쉬, 서두름 없이, 흔들림 없이
내 가슴을 읽어 내며
기쁨이든, 외로움이든 다 내려놓으라며
굳이 하나라는 말
처음을 일깨운다
저마다 간직한 꿈은 고귀한 것
높낮이의 층을 따지지 말자며
서로 감싸주는 뜨거운 가슴의 전율
맨주먹으로 이룬
피땀에 어찌 불화가 있겠느냐며
시시때때로 앞세우는 위로의 말
낙원을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작은 물웅덩이의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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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생각 나서 찾는 바다 / 김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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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다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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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냉장고를 들이다가/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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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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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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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웅덩이에 동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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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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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송이 산실(産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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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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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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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의 가지 끝, 빗방울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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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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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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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내 심장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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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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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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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금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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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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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꽃/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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近作 詩抄 2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