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07 20:55

화려한 빈터

조회 수 2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화려한 빈터/강민경

 

 

내가 갓 태어나

화려한 빈터 하나를 채웁니다

첫 웃음을 배운 백일을 맞아

아비와 어미의 가슴에

사랑의 불을 지르는 일

한순간이라도 떨어질 수 없는

혈육이라는 질긴 인연의 시작입니다

 

유치원으로부터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나면

반듯한 사회인으로 네 자리 찾아가라며

화살표 없는 길에 세워진 때부터

온실 밖의 나는 혼자, 홀가분해진

세상이 얼마나 외롭고 팍팍한가를

배우는 일

결혼하고 자식 낳아 외로움을

지우는 동안 보이지 않던

내 부모님의 화려한 빈터가

내게도 있음을 깨닫는 일생을 배웁니다

 

빈손으로 시작하여 영원으로 이어질

이 화려한 빈터 중에 하나

나로부터 시작하고 내 뒤까지

펼쳐질 끝 없는

내일은 공평한 질서 가운데

존재하는

나의 자족이며 진실입니다

무슨 무슨 비밀이라도

순리의 이치에 합한

자연스러운

응답에 유력한 개개인으로

채워진 빈터라는 것을

확인하는 평생을 깨웁니다

 

 

 

 

 


  1. 저 하늘이 수상하다

  2. 종신(終身)

  3. 나의 고백 . 4 / 가을

  4. 바위의 탄식

  5. 날 저무는 하늘에 노을처럼

  6. 6월의 창

  7. 시 / 바람

  8. 설산을 안고 앵두 빛 동심을 찾다 / 필재 김원각

  9. 꽃, 지다 / 성벡군

  10. 사월 향기에 대한 기억

  11. 화려한 빈터

  12. 우수(雨水) / 성백군

  13. 3시 34분 12초...

  14. 오디

  15. 바람의 말씀 / 성백군

  16. 글 쓸 때가 더 기쁘다 / 김원각

  17. 달, 그리고 부부

  18. 7월의 유행가

  19. 세벳돈을 챙기며/강민경

  20.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