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08 19:27

이빨 빠진 호랑이

조회 수 47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빨 빠진 호랑이 / 성백군


대기업 사장이야
늙어서도 호랑이지만
우리네 일반인들은 퇴직과 동시에
그날로 바로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가 된다
마누라 눈치 보기 바쁘고
자식들에게 인사받기 글렀다
그동안 돈 좀 벌었다고
큰 소리 쳐 봤자 그 큰소리
빠진 이 사이로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가족 모임에서
음식을 먹다가 앞니가 부러 졌다
슬그머니 일어나 거울 앞에 서 보니
영락없는 희극배우다. 그래도
어린 손자들 앞에서는
할아버지라고 "어흥" 했더니만
우스워 죽겠다고 배를 쥐고 깔깔거린다.
나도 덩달아 오랜만에
아이들 앞에서 이빨 부러진 잇몸을 드러내고
격 없이 큰 소리내어 웃었더니
그동안 얽매고 있던 권위의 고리가 저절로 풀리고
마음이 헤벌어져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가족들 사이사이를 뛰어다니며 연신
뒷발질 해 된다
큰 애냐, 작은 애냐, 딸아이냐
누가 차일는지
이빨 하나에 1200불, 거금이라는데
늙은 호랑이가 더 무서운 줄 미쳐 몰랐을 깨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43 석류의 사랑 강민경 2005.06.28 495
2042 호텔 치정살인사건 성백군 2013.02.16 493
2041 꿈속으로 오라 관리자 2004.07.24 492
2040 사랑. 그 위대한 힘 JamesAhn 2007.10.06 490
2039 산 닭 울음소리 성백군 2014.06.23 490
2038 강아지와 산책을 강민경 2005.12.27 489
2037 삶은 계란을 까며 이월란 2008.02.22 489
2036 수필 속살을 보여준 여자-고대진 미주문협 2017.01.30 489
2035 천상바라기 유성룡 2006.02.11 488
2034 수필 아파트 빨래방의 어느 성자 박성춘 2015.07.16 487
2033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에 『책』을 생각해보자! 김우영 2012.04.21 486
2032 찔래꽃 향기 성백군 2014.07.11 486
2031 갈치를 구우며 황숙진 2008.11.01 480
» 이빨 빠진 호랑이 성백군 2012.01.08 478
2029 포수의 과녁에 들어온 사슴 한 마리 김사빈 2006.12.19 477
2028 돼지와팥쥐 -- 김길수- 관리자 2004.07.24 475
2027 오늘은 묻지 않고 듣기만 하리 전재욱 2004.11.30 475
2026 - 전윤상 시인의 한시(漢詩)세계 김우영 2009.02.15 475
2025 막 작 골 천일칠 2005.01.27 473
2024 문경지교(刎頸之交) 유성룡 2006.05.27 473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