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11 19:35

8월은

조회 수 14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8월은 / 성백군
                                                                

한해의 갱년기다
건드리면 폭발할 것만 같은
감정을 삭이는 성숙한 달이다

말복, 입추 지나 처서 접어들면
생각 없이 마구 극성스럽던 더위도
치솟던 분수대의 물이 떨어지는 것처럼
뒤돌아 보며 주저앉고, 이제는
성숙을 위해 성장을 멈추어야 하는 때를 아는 것처럼
뻣뻣하던 벼 이삭도 고개를 숙인다

꽃 필 때가 있으면 꽃 질 때도 있듯이
오르막 다음은 내리막
밀물 다음은 썰물
이들이 서로 만나 정점을 이루는 곳, 8월은
불타는 땅, 지루한 비, 거친 바람, 다독이며 고개를 숙이고
가뭄 지역, 수해 매몰지구에 의해
시장에 나온 상처 입은 과일들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생의 반환점이다

버릴 것은 버리고
챙길 것은 챙겨야 한다고
집에서 기르는 누렁이 한 마리
담 그늘 깔고 엎드려 입 크게 벌려 혀 길게 늘어뜨리고
절은 땀 뱉어내느라 헉헉거린다.

   619 - 08052014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23 넝쿨 터널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17 129
922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0
921 나목(裸木)의 울음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24 82
920 어느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30 322
919 이를 어쩌겠느냐마는/강민경 강민경 2019.01.01 148
918 빈말이지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05 287
917 사랑의 미로/강민경 강민경 2019.01.07 201
916 사서 고생이라는데 강민경 2019.01.14 91
915 부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17 79
914 풀잎의 연가 강민경 2019.01.18 111
913 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24 118
912 우리들의 애인임을 강민경 2019.01.26 170
911 자꾸 일어서는 머리카락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30 155
910 촛불/강민경 강민경 2019.02.03 79
909 어둠이 그립습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05 80
908 벌과의 동거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2 93
907 세벳돈을 챙기며/강민경 강민경 2019.02.16 239
906 눈 꽃, 사람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9 71
905 기타 시인이여, 너를 써라-곽상희 서신 미주문협 2019.02.21 128
904 묵언(默言)(1) 2 작은나무 2019.02.21 167
Board Pagination Prev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