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4 08:53

감나무 같은 사람

조회 수 28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늘 만난 사람
일상에서 자주 만나지 않던 사람
그 사람이 나더러 감나무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감나무는 아무데서나 자랄 수 있는
감은 씹어야 가만히 울어 나는 단 맛
땡감도 잘근 잘근 씹으면 달작 지근하다
낫선 사람이라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속을 다 뒤집어도 괜찮은 사람
선뜩 자기 자신을 내어 주는
겨울 볕에 하나 매달린 감 같은
겨울을 지나는 객이 먹이가 되라는
까치도 먹고 참새도 먹고
눈서리 맞으며 시린 시간을 견디는 것이라고 하는.
봄철에 감꽃이 떨어지면 감꽃으로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고 하나씩 따먹는 시절도 있었지.
감은 푸근한 우리 큰어머니
이웃집 인심 좋은 아줌마 같은
비 오는 날 우산을 같이 쓰자고 하는 동행 같은 것
설명을 듣고 나니 어깨가 무거워 진다
등에 짐 하나 지고 다니는 것 같아
어찌 그리 살라고 하시나
훌훌 털어 버리고 가볍게 느리게 살고 싶은데
어깨에 멘 감나무 하나
무게로 오면 어찌 해야 하나
햇살 한줌 테불 위를 건너 간다


  1. 새들은 의리가 있다

  2. 7월의 향기

  3. 그래서, 꽃입니다

  4. 찔래꽃 향기

  5. 방파제

  6. 해를 물고 가는 새들

  7. 월드컵 축제

  8. 맛 없는 말

  9. 산 닭 울음소리

  10.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11. 김우영의 한국어이야기 9 변하는 말과 꼬리아

  12. 한국이 다문화국가 중심

  13. 오디 상자 앞에서

  14. 꽃 학교, 시 창작반

  15. 감나무 같은 사람

  16. 오월의 아카사아

  17. 6월의 창

  18.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글 고치기와 띄어쓰기

  19. 바다를 보는데

  20. 손안의 세상

Board Pagination Prev 1 ...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