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2 17:12

몽돌과 파도

조회 수 37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몽돌과 파도 / 성백군
                                                                                          


황금산* 앞바다에는 몽돌이 많다
파도가 밀려오면 고개 숙여 넘기고
당기며 쓸어가려고 하면 슬쩍
옆구리 비틀면 그만이다

몽돌이라고 처음부터 몽돌이었을까?
막돌이 몽돌 되기까지는
깎기고 깨어지면서 날을 세우기도 했겠고
울며 억울하다고 대들기도 했겠지만
그런다고 파도가 멈추기라도 했다던가?
성질 죽고 각 지우며 날마다 당하다 보니
파도가 미끄러지네, 둥글둥글 아프지 않다

물 흐르듯 쉬운 삶, 나도 많이 닮고 싶어
이런 모임 저런 모임에서 자주 손 내밀고
잘 아는 사람, 적당히 아는 사람, 영 모르는 사람
내민 손 거슬리지 않고 아는 것처럼 반기면
정말 반가워지는 인격이 된다

‘자갈자갈’ 몽실몽실
황금산 앞바다 파도소리는
파도소리가 아니다
오랫동안 저희끼리 부딪치고 뒹굴며 인내하다 보니
저절로 겸손해진 몽돌과
파도가 연주하는 바다의 교향곡이다.


*황금산 :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있다
                 해발 129m의 산으로 원래 섬이었지만 얕은 바다에 모래가 쌓이면서
                 육지와 연결되었다.
*스토리문학관  2013년 9월, 이달의 詩 선정 작

               553 - 0924201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1 수필 [김우영 한국어이야기 4]모국어 사랑은 감옥의 열쇠 김우영 2014.03.18 421
860 설중매(雪中梅) 성백군 2014.03.15 186
859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54
858 길동무 성백군 2014.03.15 185
857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2014.02.25 231
856 낙원동에서 강민경 2014.02.23 233
855 태아의 영혼 성백군 2014.02.22 154
» 몽돌과 파도 성백군 2014.02.22 371
853 2월 이일영 2014.02.21 151
852 겨울 홍시 강민경 2014.02.08 322
851 문자 보내기 강민경 2014.02.03 348
850 강설(降雪) 성백군 2014.01.24 158
849 낙엽 한 잎 성백군 2014.01.24 198
848 나무 요양원 강민경 2014.01.23 328
847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254
846 등외품 성백군 2014.01.06 206
845 초승달이 바다 위에 강민경 2014.01.04 388
844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성백군 2014.01.03 335
843 장미에 대한 연정 강민경 2013.12.26 533
842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이일영 2013.12.26 278
Board Pagination Prev 1 ...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