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3 17:22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조회 수 12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겨울을 앞에 두고

나무들이 옷을 벗습니다

 

가을을 마무리하는 11월이

이생의 삶을 정리하고 저승으로 향하는 인생처럼

하나하나 나뭇잎을 털어냅니다

그동안 걸치고 있던 입성들이

바닥에서 바람처럼 굴러다닙니다

 

부도 명예도 권세도

영명길 가는 나그네에게는 짐이 된다고

장식품을 벗는 이치를

나무는 나목이 되므로 보여 줍니다

알몸이 되어야 앞이 잘 보인다고

허공에다 잔가지 큰 가지로 지나온 길을

박아 놓았습니다

 

가야지요

삶 넘어, 몇 안 남아

세상 바람을 이기겠다고 발버둥 치는 잔잎이

노욕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 벗어 버리고 가벼워진 몸으로

초겨울 찬바람 앞에 서 보겠습니다

11월이 왔으니 가을이 가기 전에

인생의 끝자락에서 하늘을 향하여

매듭 없는 승리의 함성을 지르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58 10월이 오면/ 김원각-2 泌縡 2020.12.13 142
957 11월에 핀 히비스커스 (Hibiscus) / 김원각 泌縡 2020.11.26 75
956 11월의 이미지 강민경 2015.11.13 160
»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03 120
954 12월 강민경 2018.12.14 63
953 12월을 위한 시 - 차신재, A Poem for December - Cha SinJae 한영자막 Korean & English captions, a Korean poem 차신재 2022.12.20 154
952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283
951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6.12.26 165
950 12월의 이상한 방문 하늘호수 2015.12.19 187
949 12월이 기억하는 첫사랑 강민경 2015.12.06 190
948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이일영 2013.12.26 278
947 2017년 4월아 하늘호수 2017.04.26 102
946 2021년 12월의 문턱에서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21 179
945 2024년을 맞이하며 tirs 2024.01.02 47
944 2월 이일영 2014.02.21 151
943 2월 하늘호수 2016.02.24 141
942 2월의 시-이외수 file 미주문협 2017.01.30 445
941 3시 34분 12초... 작은나무 2019.03.21 242
940 3월-목필균 오연희 2016.03.09 441
939 3월은, 3월에는 하늘호수 2016.03.17 13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