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1 12:27

숲 속 이야기

조회 수 11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숲 속 이야기 / 성백군

 

 

마키키 등산로 초입

삐비, 3월에 왔을 때는

무릎에서 알짱거리더니

6월에 다시 와 보니 훌쩍, 내 키보다 커

어깨 위에서 건들거린다

 

그동안

나는 이만큼 컸는데

당신은 어디서 무얼 했느냐며

오랜만에 작심하고 산길 오르는 늙은이에게

갓길로 나와 얼굴에다 대고 비빈다

시비를 거는 건지, 반기는 건지

 

보다 못한 골바람

나 대신

저 새파란 풀, 버릇을 고치겠다며

쏴아 쏴아

삐비의 허리를 꺾으며 소리를 지른다

 

나는 괜찮은데, 오히려 시원한데,

 

산새들 뛰쳐나와

눈알을 부라리며 쫑알거리고

낮잠 자다 선잠 깬 산닭 저도 한몫하겠다며

사연도 알지 못하면서 무턱대고

한낮의 해가 놀라 돌아보기까지 홰를 치고

촐랑촐랑, 늙은이 섭한 심사(心思)를 달랜답시고

제멋에 흐르며 깝죽거리는 개울물,

 

저것들이 다

시비든, 아양이든, 사랑이든, 질투든,

무엇이 되었든지 숲 속 이야기라,

나는 좋아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43 숨 막히는 거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3.12 153
842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오연희 2016.07.08 214
841 숨은 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1.18 155
» 숲 속 이야기 하늘호수 2016.07.11 114
839 숲 속에 볕뉘 강민경 2015.10.01 360
838 숲 속에 비가 내리면 하늘호수 2015.10.27 221
837 쉼터가 따로 있나요 강민경 2016.05.28 190
836 스승의 날이면 생각나는 선생님 이승하 2008.05.14 257
835 스위치 2 - Switch 2 박성춘 2011.03.26 414
834 스페이스 펜 (Space Pen) 이월란 2008.04.13 192
833 슬픈 인심 성백군 2015.01.22 184
832 시 / 바람 3 son,yongsang 2017.09.04 245
831 시 어 詩 語 -- 채영선 채영선 2016.08.19 110
830 시조 시詩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2 85
829 시詩 안에 내가 함께 있으니까요 - 김원각 泌縡 2020.03.13 188
828 시조 시詩 한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02 68
827 기타 시간 그리고 사랑 (작은나무의 작은생각) file 작은나무 2019.03.04 128
826 시간 길들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28 105
825 시간은 내 연인 강민경 2014.09.14 187
824 시간의 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4.07 109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