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응모작 살펴보니…

2007.04.25 09:44

미문이 조회 수:1254 추천:22

문단소식  

실업·가정해체 등 삶의 현장 투영
응모자수 시·시조 작년과 비슷, 소설·동화는 늘어
전국 각 지역서 투고… 여성 응모자 현저히 감소


  
  지난 22일 국제신문 7층 회의실에서 심사위원들이 '2007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응모작들을 심사하고 있다.

삶이 힘겹다고 느낄수록 문학은 더 절실해지는가. 2007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응모 경향과 작품 성향을 살펴본 결과 '뜨거운 신춘문예 응모 열기' 자체를 가장 인상 깊은 요소로 먼저 꼽지 않을 수 없었다.

'문학이 외면받고 있다'느니 '문학이 침체 일로'라느니, 요즘의 문학을 둘러싸고 있는 숱한 비관적 진단들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작품들이 신춘문예에 쏟아졌다.


지난 15일 응모 마감한 2007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는 시 부문에 426명 1972편, 소설 부문 213명 219편, 시조 부문 84명 345편, 동화 부문 167명 180편이 접수됐다. 응모자 숫자만 따진다면, 운문 부문인 시(지난 해 428명)와 시조(지난 해 81명)는 지난 해와 비슷하고 소설(지난 해 191명) 동화(152명) 부문은 증가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문학·출판 시장의 독자 숫자 감소라든가, 인터넷의 득세에 따른 정통 문학의 위축 등의 추세에 비춰보면 신춘문예 응모가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2007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심사위원들은 "말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부동산 값 폭등, 중산층 해체, 빈부 격차 심화, 청년실업, 비정규직 문제, 가정 해체 등 실질적으로 크게 악화되고 있는 삶의 환경이 사람들을 문학에 더 다가서게 하는 것은 아니겠느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소설 부문의 경우 다른 장르에 비해 '현실'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 본심 심사위원들인 소설가 한승원 씨와 조갑상(경성대) 교수는 "본심을 통과한 작품들 중 기러기 아빠, 청년실업, 이주노동자 등 현실적인 것에서 소재를 취해 이를 통해 주제를 형상화해 나가는 것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향이 꼭 그랬던 것은 아니다"라고 예심위원들인 정태규 이상섭 씨는 지적했다. 두 예심위원은 "청년실업 문제도 적지 않았지만 특히 불륜과 가정 불화에서 소재를 따온 여성적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 작품들은 그냥 소재가 불륜에 머물 뿐 의미 있는 주제의식을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고 밝혔다.

또 전반적으로 서울 경기 지역 문예창작과 출신들과 여성 문학지망생들의 문장력과 구성력이 안정감을 보였다는 평가도 받았다.

시 부문에 대해 본심위원 최하림 정일근 최영철 시인은 "전국 각 지역에서, 외국에서, 고등학생과 노인들까지 다양한 작품이 투고됐으며 남성들의 투고가 많아져 신춘문예 여성화의 비율이 다소 주는 현상도 보였다"고 평가했다. 정일근 시인은 "그러나 신춘문예가 요구하는 신인의 패기와 개성,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보다는 잘 만들어진, 신춘문예의 새로운 전형을 이루는 시들이 많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시 부문에서는 한때 큰 비중을 차지했던 부산 해운대구 등 신흥 주거지역 여성 응모자의 숫자가 현격히 줄어든 것도 눈길을 끌었다.

시조 부문의 본심 위원은 이우걸 이근배 시인. 두 심사위원은 "대체로 시조에 대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었고 수준 또한 예년에 비해 높았다"면서도 "시대를 투시하는 예리한 눈, 참신한 눈이라는 측면에서는 편차가 느껴졌다"고 지적했다. 동화 부문은 '요즘 문학계의 새로운 격전지'라는 표현에 걸맞게 많은 작품들이 응모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강기홍 배익천 두 본심위원은 "응모작이 크게 늘었고 내용도 다채로워 당선작을 가려내는 데 큰 애로를 겪었다"고 말할 정도로 동화 부문의 경쟁은 뜨거웠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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