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아 소설집 '훌'… "결국 그는 나, 나는 너" [조선일보 박해현, 이덕훈 기자] 배수아는 한국 문단에서 아웃사이더 작가로 통한다. 작가는 “한국 소설의 문법을 배울 기회를 놓쳤다”며 “내게는 문학적 조상(祖上)이 없다”고 단언했다.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면서 21세기 유목민의 삶을 구가하는 배수아가 5번째 소설집 ‘훌’(문학동네)을 펴냈다. “베를린은 내게 ‘선택한 고향’(wahlheimat)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체류 비자가 없으니까, 3개월 정도 장기 여행자에게 임대하는 집에 묵다가 돌아와서 다시 나가요. 유럽의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지도 않은 채 그냥 베를린 시내를 돌아다녀요.” 배수아는 소설집 ‘훌’을 통해 작가 특유의 관념 소설을 펼쳐놓는다. 전통적 소설 장르의 서사를 중시하지 않다보니, 등장인물의 개체성이 모호한 경우도 많다. “이 소통 부재의 세상에서 누구에게, 무엇을, 말할 것인가. 결국은 그가 나이고, 내가 너인 이 세상에서”라는 진술을 들려주는 단편 ‘훌’을 읽는 독자라면, 도대체 ‘훌’이란 작중 인물이 누구인지 한동안 갈피를 잡지 못한다. ‘훌’은 이 소설에서 세 명이나 되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읽어야 개인의 ‘정체성’을 회의하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이 밖에 “사람은 영혼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영혼에 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날 뿐이다”(회색時)라는 식의 어법을 통해 에세이와 독백 소설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녀에게는 “무국적(無國籍)·무성(無性)적 문체 실험, 자폐적이다 싶을 정도의 정신주의, 전통 소설 장르에 대한 도발적 문제 제기...”(문학평론가 김형중)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조선일보 2006-02-06 03:08] (글=박해현기자 [ hhpark.chosun.com])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2017 문학축제 김종회 교수 강의 원고 미주문협 2017.08.24 255
공지 미주문학 USC 데어터베이스 자료입니다. 미주문협 2017.08.14 234
34 순수문학과 대중 미문이 2007.03.21 1198
33 문학과 지성 30년, 한국문학 30년 미문이 2008.06.30 1206
32 현대시 100년사 최고 시집은? 미문이 2005.10.03 1207
31 남의 논문에 공동저자 무임승차 미문이 2006.03.16 1218
30 소월시문학상 대상에 문태준 시인 미문이 2006.04.15 1223
29 ‘첫사랑’찾아 중국 다녀온 95세의 피천득시인 미문이 2005.06.05 1235
» "내게 문학적 선배는 없다"… 문법 거부한 '사생아' 미문이 2006.03.16 1245
27 시(詩)를 쓰려거든 여름바다처럼 / 이어령 미문이 2005.07.15 1247
26 2007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응모작 살펴보니… 미문이 2007.04.25 1254
25 신춘문예 당선시 연도별 감상하기 미문이 2006.01.13 1283
24 한국시인협회 독도지회 설립 미문이 2005.10.03 1317
23 <font color=red>삼월, 그대에게</font> 미문이 2005.03.18 1353
22 페미니즘(feminism)문학이란 무엇인가?/이승하 미문이 2005.04.05 1354
21 문인이 뽑은 가장 좋은시! 가재미/문태준 미문이 2005.05.04 1357
20 시인이 시인에게 물었네 ‘시시(詩詩)콜콜’ 미문이 2005.07.11 1364
19 윤동주 3형제는 모두 시인이었다 미문이 2007.04.25 1407
18 쉬운 시와 어려운 시/김진학 미문이 2007.01.30 1412
17 우리는 왜 문학을 갈망하는가 미문이 2005.12.02 1415
16 詩的 세계관이란 무엇인가 미문이 2005.05.04 1425
15 상처가 나를 살린다/이대흠 미문이 2007.01.08 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