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문학계 ‘대표주자’ 누굴까

2007.07.03 04:52

미문이 조회 수:938 추천:35

제7회 미당문학상과 황순원문학상의 1차 심사가 끝났다. 넉 달간 진행된 1심 결과, 미당문학상은 시인 30명을 2차 심사 후보자로 선정했고, 황순원문학상은 단편소설 27편을 2심에 올렸다. 최종 수상자가 가려지기까지 앞으로 석 달 남았다 수상자 발표는 아직 멀었지만, 미당ㆍ황순원문학상은 1차 심사 결과도 문단 안팎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된다. 9월 하순 수상자를 발표하는 미당ㆍ황순원문학상은 국내 주요 문학상 가운데 일정이 가장 이르다. 이에 따라 연말과 이듬해 연초에 열리는 여타 문학상의 판도를 미당ㆍ황순원문학상에서 미리 예상할 수 있다. 올 한국문학의 경향과 흐름이 미당ㆍ황순원문학상의 진행에서 자연스레 드러나고 확인되기 때문이다. 미당ㆍ황순원문학상은 중앙일보와 문예중앙이 공동 주최하고 LG그룹이 후원한다. 미당 서정주(1915∼2000) 선생과 황순원(1915∼2000) 선생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1년 제정했다. 시와 소설 각 부문에서 최고 스승의 이름을 따온 문학상인 만큼 규모도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올해의 경우 심사위원만 모두 26명이 참여한다. 상금은 미당문학상이 3000만원, 황순원문학상이 5000만원이다. 시와 단편소설을 시상하는 국내 문학상 가운데 최고 액수다. # 더욱 강화된 선고심 미당ㆍ황순원문학상 1심은 선고심(選稿審)으로 치러진다. 올해로 3년째다. 선고심은 각 부문 선고위원이 후보작품을 직접 고르는 제도다. 선고위원들은 지난 1년간 발행된 주요 문예지를 일일이 검토해 후보작품을 고르고, 예심용 선고집까지 손수 만든다. 2심에서 추가로 논의되는 작품은 없다. 1심에서 빠지면 그냥 떨어지는 것이다. 그만큼 선고심이 중요하다. 올해는 선고위원을 부문별로 한 명씩 더 늘렸다. 선고심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미당문학상 선고위원은 문혜원(42ㆍ아주대 강의교수)ㆍ김춘식(41ㆍ동국대 교수)ㆍ권혁웅(40ㆍ한양여대 교수)씨가 맡았고, 황순원문학상 선고위원으로는 심진경(39ㆍ서울예대 강사)ㆍ손정수(38ㆍ계명대 교수)ㆍ서영인(36ㆍ대구대 연구교수)씨를 초빙했다. 문단이 인정하는, 꼼꼼하고 부지런한 소장 비평가들이다. 이들의 선고위원 선임 사실은 여태 비밀에 부쳐졌다. 이들 선고위원은 올 3월 처음 만났다. 이들은 우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작성한 전국 문예지 명단에서 검토대상이 되는 문예지를 골라냈다. 그 결과 시 부문에서 54종, 소설 부문에서 27종의 문예지가 선정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웹진 ‘문장’(www.munjang.or.kr)도 포함됐다. 올해 심사대상이 되는 문예지는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발행된 문학 계간지와 월간지 등이다. 계간지는 지난해 가을호부터 올 봄호까지, 월간지는 지난해 7월호부터 올 6월호까지다. 선고위원들은 3월 이후 두 차례 더 합평회를 열었고, 지난 주말 비로소 예심 후보작에 합의했다. # 시에서도 세대교체 바람 - 미당문학상 미당문학상 선고위원은 시인 30명을 예심에 추천했다. 시에서는 1970년대 생 시인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손택수ㆍ김행숙ㆍ강정ㆍ길상호ㆍ신용목ㆍ김경주ㆍ이근화ㆍ박진성 등 8명이 예심에 올랐다. 예심 후보자의 4분의 1을 넘는 숫자다. 특히 최연소 후보자 박진성은 78년생이다. 올 예심 후보자 가운데 최고령자인 정진규(39년생) 시인과 39년 차이다. 소설에서 비롯된 세대교체 바람이 시에서도 불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문혜원 위원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70년대 태생, 그리고 2000년을 전후해 등단한 시인들의 활약이 우선 눈에 띈다”며 “젊은 시인들의 층이 두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위원은 특히 김경주ㆍ이근화 등 올해 새로이 진입한 이들을 주목하면서 젊은 시인들의 넓어진 저변을 강조했다. 김춘식 위원은 “시인 개개인의 작품 숫자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시인 개개인이 자신의 스타일에 집중하면서 작품의 질 또한 나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혁웅 위원은 “한국 시의 스타일이 전반적으로 다양해진 만큼 다양한 경향의 시인들을 선정할 수 있었다”며 “신현정ㆍ황학주 등 문단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시인들도 올해 의미 있는 활동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 다채로워진 한국 소설 - 황순원문학상 황순원문학상 1심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예심 후보작 30편을 못 채운 건 올해가 처음이다. 선고위원들은 30편을 채워야 할지를 막판까지 고민하다가 끝내 27편만을 예심에 올리는 데 합의했다. 심진경 위원은 “2000년대 여성 문학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몇몇 주요 작가들이 한꺼번에 부진함을 보였다”며 안타까워했다. 올해도 황순원문학상은 젊은 작가들을 선호했다. 예심 후보자 30명 가운데 50년대 생은 고종석ㆍ은희경씨 두 명뿐이었다. 대부분이 60∼70년대 생 작가들이었고, 80년생 작가도 두 명(김애란ㆍ한유주)이 포함됐다. 선고위원들은 전체적으로 한국 소설의 풍경이 다채로워졌다는 데에 고개를 끄덕였다. 손정수 위원은 “한유주ㆍ박형서ㆍ윤성희ㆍ김애란ㆍ김숨ㆍ오수연ㆍ김연수ㆍ전성태 등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지닌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 경향을 꾸준히 추구하는 동시에 약간의 변형을 시도하면서 더욱 깊이 있는 세계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영인 위원은 “세대론적으로 젊어졌다는 느낌보다는 젊은 작가들이 한 가지 풍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문학 세계를 파고드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며 “은희경ㆍ성석제ㆍ이혜경ㆍ윤대녕 등 중진의 활약도 빠뜨릴 수 없는 특징”이라고 바라봤다. [중앙일보 손민호.김성룡 기자] 2007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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