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문학토방 지상중계

2006.05.03 09:11

미문이 조회 수:326 추천:13

  
■ 시 토방 (4월 10일 한미교육원)
                            
       소월 시 ‘山有花’ 새로 보며 읽기  
                                               발표자 :  최금산

   시의 행과 연은 산문과 구분하는 외형적인 조건일 뿐 아니라, 시를 쓰고 읽고 감상하는 충분조건이다. 시의 특이한 언어현상은 시행으로 드러나고, 그걸 쓰는 사람을 시인이라 한다. 시의 운과 리듬과 구성이나 의미는 시행을 통해서만 논의할 수 있다. ‘왜 시라고 하는가’는 ‘왜 시행인가’하는 질문과 같다는 견해도 있다. 소월의 ‘산유화’를 보며 읽으면 ‘시’를 보고, 읽게 된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山有花’ 시행을 달리 한 위의 시는 읽기도 쉽고 보기도 좋은 모조품이다. 다음은 진짜 소월의 ‘山有花’다. 위의 것과는 행과 연이 다르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려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1) 시계 반대 방향으로 90도 돌려놓으면 ‘山’이 보인다. 세로쓰기 하던 때에는 180도 돌아야 보이던 ‘山’이다. 꽃도 보인다. 우리글의 ‘꽃’자가 갖추고 있는 모양새다. 소월이 처음으로 ‘그림 시’를 보여 주었다. 꽃잎은 여섯으로 보인다. (2) ‘갈 봄 여름 없이’의 ‘갈’은 ‘가을’의 준말이 아니다. ‘갈 사람’ ‘갈 곳’ 가버릴 봄과 여름을 읊고 있다. 서북지방에서 일상 쓰는 ‘갈래 올래’의 ‘갈’이다. (3) ‘산에 피는 꽃’과 ‘산에 산에 피는 꽃’은 뜻이 다르다. ‘산에 피는 꽃’은 ‘들에 피는 꽃’ ‘정원에 피는 꽃’에 준한다. 뜻이 다르다. ‘산에 산에’는 강조를 위한 것도, 산이 둘 있는 것도 아니다. ‘산유화’에만 피는 꽃이다. ‘산’과 ‘꽃’을 보며 다시 읽어보자. (4) ‘저만치 혼자서...’의 ‘혼자서’는 유일한 부사다. 영어의 ‘alone’에 해당한다. (5)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의 ’작은 새‘는 종달새 뻐꾹새가 아닌 그저 ‘작은 새’다. 가버릴 봄과 여름에 피고 지는 꽃이 좋아 산에 산에 사는 ‘작은 새’는 누구일까라고 묻고 싶은 ‘부름’이다.  ‘山有花’ 를 보며 혼자서 읽어본다.
                                                          (요약)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7 차신재 문학서재가 열렸습니다 미문이 2010.03.27 103
456 영상시 특집: 김신웅-잃어버린 이름 file 미주문협관리자 2015.05.01 103
455 재미수필가 협회 새 홈페이지 개설 미주문협관리자 2016.05.03 103
454 2018 매일 시니어 문학상 작품공모 미주문협 2018.06.04 103
453 미주시조시인협회 공개강좌 미주 2023.02.20 103
452 번역 신인상 공모 / LTI Korea file 미주 2023.03.17 103
451 유진왕의 『캔버스 위에 혼을 남기고』 file 미주 2024.01.19 103
450 메인 페이지가 조금 변경됐습니다 미문이 2005.12.19 104
449 서용덕 회원의 문학서재가 열렸습니다. 미문이 2007.11.26 105
448 회원의 이멜주소를 도용해서 미문이 2008.04.14 105
447 단국대 제7기 미주문학아카데미 개최 미주문협 2017.06.24 105
446 10월중 새 회원 미문이 2007.11.07 106
445 '미주문학' 가을호 원고 접수 미문이 2009.07.06 106
444 7월의 신입회원 미문이 2009.08.11 106
443 단국대학교 제9기 미주문학아카데미 안내 file 미주문협 2018.06.25 106
442 ☼ 6월, 7월, 8월 문학토방 쉽니다 ☼ 미문이 2006.06.09 107
441 정용진 시인 Outstanding Achievement in Poetry Award 수상 미문이 2007.09.25 107
440 봄호(통권50호),발송작업 마쳐(미주문학) 미문이 2010.05.10 107
439 영상시조 특집: 현원영-사과는 아직 안 익었나 file 미주문협관리자 2015.05.27 108
438 3월 글마루 모임-정해정 작가 강의 미주문협 2018.03.02 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