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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내리는 소리

2004.04.23 21:13

박영호 조회 수:309 추천:13

           푸른 넋으로 가는 달이
           섬같은 뜰을 감추어 두고
           밤마다 몰래 비추고 가더니
           장대 먹비가 내리던 밤
           몰래 내려와 사랑을 했었던가
           만삭의 달이 몸을 풀어
           뜰 가득히 쏟아 놓은 달꽃

           달의 넋이 나그네라서
           한 여름이 가기도 전에
           마파람이 불던 날
           그리도 바삐들 떠나 갔느냐

           지금도 달은
           빈 뜰을 기웃거리고
           달 속에 박힌 별
           내 조국의 고운 여인이
           달빛 지져놓은 흰 낙인으로
           내 가슴속에 박혀있는 것인가

           가려워도 긁어댈 수 없는
           마음 속 깊은 곳
           아, 이 징그러운 그리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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