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 서재 DB

박영호의 창작실

| 박영호의 창작실 | 목로주점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화영상 | 일반영상 | 영상시 | 그림감상실 | 독자마당 | 음악감상실 |

향내나는 나무

2004.06.24 19:08

박영호 조회 수:307 추천:24

       푸른 향내가 나는 숲속에 가면
       나는 옷 걸친 내가 부끄럽다
       나무는 내 알몸도 보고
       내 영혼도 보고
       내 가슴 속 슬픈 흉터도 보겠지만
       그 보다 더 부끄러운 것은
       내게서 나는 냄새일 것이다

       평생 붙들고 살아온 욕망이
       이젠 늙어서 냄새가 나는지
       나는 나무 앞에 서면
       내 영혼에서 냄새가 난다

       뼛속까지 스며있는 욕망의 냄새
       나는 이를 떨쳐내기 위해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밤
       숲속에 찾아가서
       비 맞고 서있는 나무들 곁에
       나도 서서
       주룩 주룩 흘러내리는 빗물로
       내 몸을 씻어 내리고 싶다

       밤새 내린 비가 개이고
       푸른 아침이 오면
       나는 욕망이 빠져나간 청청한 가슴으로
       해가 떠오르는 들녁을 향해
       숲속을 다시 빠져나올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향내나는 나무 박영호 2004.06.24 307
94 달빛 내리는 소리 박영호 2004.04.23 309
93 밤바다 앞에서 박영호 2004.04.24 319
92 저 세상의 꿈 박영호 2004.04.23 339
91 그림 새 박영호 2004.09.12 339
90 산행에서 박영호 2004.04.24 346
89 참조기 박영호 2004.09.12 365
88 다시 피는 꽃 박영호 2004.09.12 368
87 폐가(廢家) 박영호 2004.04.02 373
86 다도해 물고기 박영호 2004.09.12 376
85 올림픽 불르버드 박영호 2004.03.30 382
84 채석장의 정(釘) 소리                       박영호 2004.03.30 385
83 달 이야기 박영호 2004.09.12 385
82 서쪽으로 날아가는 새 박영호 2004.03.30 389
81 눈 덮인 산정 (1) 박영호 2004.09.24 403
80 숲속의 정사 박영호 2004.09.12 408
79 동방의 빛 박영호 2004.09.12 409
78 화원 산책 박영호 2006.11.29 414
77 다리 위에서 박영호 2005.03.09 416
76 미주 한인 시문학에 나타난 향수의 미학 박영호 2005.09.03 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