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의 창작실
| 박영호의 창작실 | 목로주점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화영상 | 일반영상 | 영상시 | 그림감상실 | 독자마당 | 음악감상실 |
연시(軟枾)
2005.09.03 13:38
연시(軟枾)
하늘 향한 높은 가지 끝에
연시 몇 점이
푸른 하들에 박힌 듯 곱다.
고국 북한산 산정에서
맷새 피빛 발에 묻어온 흰서리가
멀리 태평양을 건너와서
북미(北美) 햇살에 물든 것인가
이 땅에 힘겨운 영혼들아
무엇이 그리도 서러워서
가지 틈새에 걸려 울고 있느냐
맥없는 가을 바람에도
우수수 떨어질 열매들 같지만
그래도 끝까지 동녘 가지 붙들고
지는 해 노을까지 받아서
붉게 붉게 익어라
그리하여
가을이 떠나갈 어느 달밤에
그리움이 붉게 차오르는
뭉청거리는 여인의 젖가슴같은 무게로
땅 위에 툭 떨어져내려
새빨갛고 질펀하게 터뜨러지거라
동방의 붉은 빛깔이 이 땅에도 번져가게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5 | 유달산 사랑 | 박영호 | 2008.08.15 | 775 |
74 | 내가 꽃이라면 | 박영호 | 2008.09.27 | 744 |
73 | 생의 바른 행로行路에 대한 탐색 | 박영호 | 2008.09.12 | 741 |
72 | 서민의 강둑 | 박영호 | 2008.07.07 | 735 |
71 | 미인 나무 | 박영호 | 2008.09.27 | 734 |
70 | 국문학의 개요(1) | 박영호 | 2008.09.28 | 727 |
69 | 재외 동포 문학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 | 박영호 | 2004.08.23 | 724 |
68 |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의 시세계 | 박영호 | 2008.02.23 | 707 |
67 | 대지의 숨결 | 박영호 | 2008.07.07 | 690 |
66 | 밤에 와서 우는 새 | 박영호 | 2005.12.14 | 636 |
65 | 바다 건너에서 피는 모국어의 꽃 / 해외문학 | 박영호 | 2007.01.20 | 631 |
64 | 아름다운 초상(肖像) | 박영호 | 2004.11.07 | 628 |
63 | 새벽 강변에서 | 박영호 | 2006.03.29 | 611 |
62 | 미주한인 소설 연구 (3) | 박영호 | 2005.07.23 | 588 |
61 | 잃어버린 백자 | 박영호 | 2006.09.26 | 586 |
60 | 미주 힌인 소설연구 (7-1) | 박영호 | 2006.11.29 | 585 |
59 | 풀과 물과 꽃의 이야기를 통해서 본 삶의 궤적 | 박영호 | 2006.02.27 | 584 |
» | 연시(軟枾) | 박영호 | 2005.09.03 | 582 |
57 | 맥아더 공원에서 | 박영호 | 2006.02.27 | 550 |
56 | 미주 한인소설 연구 (2) | 박영호 | 2005.06.28 | 5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