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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
2005.01.08 08:10
들풀
어디에나 흔하게 피어나는 들꽃, 그 흔한 들꽃 하나 피우지 못하고 늦가
을 볕에 홀로 쇠락해 가는 너처럼 꼭 그렇게 외로운 사람도 있다.
그래도 대지가 고향인 너는 죽어서도 푸른 빛으로 다시 살아나고, 그 푸른
넋은 땅 속 깊이깊이 스며들어가서, 시에라 산줄기 밑을 흐른다는 그 푸른
물길을 따라 북으로 북으로 올라가, 요세미리 산정에 키 큰 수목으로 다시
태어나리라.
전생이 들풀인 너, 수목이 된 너는 해 구름 달 별과 함께 살며 천년 수령
을 누리고, 산정을 휘돌아가는 산바람이 내는 휘파람 소리와도 같은 소리로
소리내어 슬피 울면서 울면서 머리 풀고, 이승에서 매고 간 한을 풀어라.
만약 네가 그럴 수만 있다면, 이승에서 외로웠던 나도 저승에 가서 그렇게
꺼이 꺼이 소리내어 울면서 울면서 내 한을 풀 것이다. 풀 것이다.
어디에나 흔하게 피어나는 들꽃, 그 흔한 들꽃 하나 피우지 못하고 늦가
을 볕에 홀로 쇠락해 가는 너처럼 꼭 그렇게 외로운 사람도 있다.
그래도 대지가 고향인 너는 죽어서도 푸른 빛으로 다시 살아나고, 그 푸른
넋은 땅 속 깊이깊이 스며들어가서, 시에라 산줄기 밑을 흐른다는 그 푸른
물길을 따라 북으로 북으로 올라가, 요세미리 산정에 키 큰 수목으로 다시
태어나리라.
전생이 들풀인 너, 수목이 된 너는 해 구름 달 별과 함께 살며 천년 수령
을 누리고, 산정을 휘돌아가는 산바람이 내는 휘파람 소리와도 같은 소리로
소리내어 슬피 울면서 울면서 머리 풀고, 이승에서 매고 간 한을 풀어라.
만약 네가 그럴 수만 있다면, 이승에서 외로웠던 나도 저승에 가서 그렇게
꺼이 꺼이 소리내어 울면서 울면서 내 한을 풀 것이다. 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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