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의 창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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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도
2004.04.02 06:04
지옥도
남들은 천국엘 간다지만
내가 죽어서 가야할 곳은
지옥일 것만 같아
나는 오늘도 지옥을 드려다 본다
끝도 없이 아슴한 회색 들판
맨 먼저 건너야 한다는
흰 망각의 강을 따라
나같은 슬픈 사내가
멀고 먼 구천 길을 간다
이 세상 모든 것
하나씩 하나씩 차례로 버리면서
염천의 강물 휘젖고 가지만
이승의 고통은
몸을 떠나지 않고
지친 몸은 매마르고 뼈만 남아
백골들이 사는 형옥으로 들어 가리라
아, 그래도 어딘가 숨겨가야 할
이세상 꼭 한가지
꽃뱀 독 취해오는
징그러운 그리움인가 미움인가
그로 인해 지옥 가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한사코
뼛속에라도 새겨갈
따순 가슴 하나를 생각해 내고 싶다
< 3 / 2004 >
남들은 천국엘 간다지만
내가 죽어서 가야할 곳은
지옥일 것만 같아
나는 오늘도 지옥을 드려다 본다
끝도 없이 아슴한 회색 들판
맨 먼저 건너야 한다는
흰 망각의 강을 따라
나같은 슬픈 사내가
멀고 먼 구천 길을 간다
이 세상 모든 것
하나씩 하나씩 차례로 버리면서
염천의 강물 휘젖고 가지만
이승의 고통은
몸을 떠나지 않고
지친 몸은 매마르고 뼈만 남아
백골들이 사는 형옥으로 들어 가리라
아, 그래도 어딘가 숨겨가야 할
이세상 꼭 한가지
꽃뱀 독 취해오는
징그러운 그리움인가 미움인가
그로 인해 지옥 가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한사코
뼛속에라도 새겨갈
따순 가슴 하나를 생각해 내고 싶다
< 3 /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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