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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 소설 연구 (4)-2

2006.01.09 21:36

박영호 조회 수:435 추천:73


웹 페이지의 제한으로 미주 한인 소설 연구 (4)의 뒷부분을 이곳에 싣습니다.


이처럼 그는 어린 시절에 그가 다니며 공부했던 서당의 학교 생활을 회상하고 있고, 아울러 아이들을 가르치던 나이 많은 옛 스승에 대한 대우나 보수 등에 대해 많은 것을 상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다음은 고국의 언어에 대한 표현으로, 그는 우리말에 대해 특별한 긍지를 지니고 있었던 것 같고. 특히 영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우리말의 신분에 따라 구분되어 쓰이는 언어의 형태에 대해 표현하고 있고, 특히 우리말의 존칭어에 대한 특색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The “ high talk” is used to speaking to elder or equal and among the grownups in conversing with each other, While the “low talk” is spoken by the higher or elder person to children and to servants, and among to younger people.
…This has contributed much to the beauty of the language, at least to the spoken language.. from childhood Koreans  are taught the best language to use to the elders. When they grow up they  already have what is commonly known as best grammar and choice of words at their command. When any mistake in the proper use of the language is made, every important personage seem to take it upon himself to reproach the culprit; especially is this true in the school.

높임 말은 연장자나 어른들에게 그리고 연장자들이 서로의 상대에게 쓰는 말이고, 반면 낮춤말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이나 하인들에게나 그리고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말이었다.
… 이런 어법은 구어체에서 볼 수 있는 언어의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연장자에게는 최상의 높임말을 쓰도록 배웠고, 자란 뒤에는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를 배웠다.  적절한 말투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는 어른들로부터 꾸중을 듣기도 했다.

미국에서 자란 그에게는 언어에 대한 느낌이 남달랐을 것이다. 처음에는 영어가 그에게 많은 어려움을 가져다 주었겠지만, 그가 영어를 마스터한 다음에는 이와 반대로 고국의 언어에 대해 불편을 느꼈을 테지만, 이 과정에서 그는 자연스럽게 고국의 언어와 비교해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겼을 테고, 그로 인해 우리말이 영어와는 다르게 홀로 지니고 있는 특색과 우수성을 발견하여 이를 밝히고, 아울러 우리말에는 그 시대 신분에 따라 쓰이는 말이 다름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음은 우리의 고유한 명절과 그에 따른 놀이와 음식에 대한 이야기 들인데, “Cash throwing”(동전 던지기)”Wrestle”(씨름)”Kite contest” (연날리기)”Seesaws”(널뛰기)등의 놀이에 대한 모습을 회상하고 있고,
“greenpeas’(녹두)“mandoo”(만두)”kim-chee“(김치)“Sangpyen”(송편)“Jegimme”(지지미)등 말만 들어도 고향의 흥취가 물씬거리는 전통적인 음식들을 기억하고 이에 대한 향수를 적고 있다.
또한“Jiggies”(지개)“Chang”(장닐)”mudang”(무당)’pansu”(판수)”Segul”(시골)”mo-see”(모시)“Posons”(버선)”Do-roo-magie”(두루마기)“Toques”(도끼) “Tokabi”(도깨비)등 지금은 많이 사라져간 옛날의 여러 풍물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러한 풍물에 관한 낱말은 듣기만 해도 우리로 하여금 곧바로 우리들의 어린 시절 속으로 달려 가게 한다.
  또한 그는 어린 시절 고국에서 들었던 귀신이나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들을 기억해 내고,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There are always stories of these imps who promise wealth, to those with whom they work. Their victim commits the deed required by the term of a compact, but the promise fails and the man finally dies.
There are other stories that tell of a Child’s punishment by the crash of thunder, which is another from that these imps mat assume.

항상 하는 이야기들은 도깨비들을 위해서 일하면 재물을 얻게 된다고 하지만, 그들의 피해자들은 그들이 하라는 대로 하여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결국 죽게 된다.
또 다른 이야기는 아마 도깨비들 때문이라 여겨지는 벼락을 맞아 어린이가 벌을 받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이러한 이야기의 기억은 작자의 선악에 대한 의식의 세계가 표현된 것으로, 잘못을 저지른 어린이는 도깨비에 의해서 벌을 받게 된다는 생각은 그뿐만이 아니라, 어린 시절에 들었던 도깨비 이야기를 기억하는 모든 어린이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었던 권선징악의 의식 세계를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어서 그는 그러한 것으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서 사람들은 이런 악귀의 정신을 이길 수 있는 은이나, 붉은색 이나 벼락맞은 나무조각들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적고 있다.
다음은 그가 기억하고 있는 어린 시절의 동물에 대한 우화를 적고 있는데. 이러한 우화 속에서 우리는 작자의 선악에 대한 판별 능력이나 고국인들의 전통적인 민간신앙 등의 정신 세계를 간접적으로 엿 볼 수가 있다.

The favorite stories are those of animals that have the power of assuming  the shape of a human; changelings, so to speak.
The fox, tiger, wild boar, and toad are always bad.. When any of these animals assume human shape, it is to perform malicious tricks.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동물들이 사람 형상으로 변하는 힘을 지닌 동물들 이야기들이다. 여우, 호랑이, 야생곰, 두꺼비는 항상 나쁘다. 이들이 사람 행세를 할 때면 항상 나쁜 꾀를 부린다.

이어서 그는 못된 여우가 사람으로 변 해서 은촛대를 훔쳐가는 이야기와, 그리고 야생 곰이 이십 년간 된 두개골에 고인 물을 마시고 사람으로 변해 마을에 마술을 걸어서 못된 짓을 하지만, 어느 날 길 잃은 한 마리의 개가 나타나서 그의 발자국을 쫓아가자, 곰은 원래의 모습으로 변해서 산으로 도망친다. 그러자 한 선한 사람이 그가 살던 집에 돌아와 않은 곡식과 돈을 차지했는데, 그것들은 마을 사람들이 마술에 걸렸을 때 너무 어리석게 곰에게 주어버렸던 것들이었다.

The rabbit, dragon, and tortoise are always good creatures, and any stories woven around them have to do with kindnesses.

토끼와 용, 그리고 거북이는 항상 좋은 생물들이다. 그들 주변에 얽힌 이야기들은 항상 친절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다.

이어서 그는 그 한 예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느 사람이 굶어서 길가에 누워 있었는데, 그가 다가와서 그는 가까이에 있는 좋은 집으로 옮겨지고 그는 건강이 회복되었다. 그가 완전히 건강을 회복했을 때 그는 떠나 버린다. 그가 재산을 다시 얻은 후(이 동물들은 미래에 좋은 영향을 끼치므로) 친절한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보답하려고 돌아간다. 그러나 그가 기억했던 근처에 있던 집을 찾지 옷하고 크게 놀랜다. 뒤로 헛된 수고로 많이 조사한 뒤에야 토끼가족이 인간으로 변해서 그를 도와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러한 이야기는 결국 동물을 통해서 인간은 누구나 이처럼 착해야만 한다는 그의 선한 인간성이 표현된 것이고 유순한 토끼를 순박한 우리 민족의 상징적인 동물로 생각해오던 민족 정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은 한국인들의 출생과 결혼과 죽음에 대한 세 가지의 인생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이는데. 출생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는 동양인들의 딸에 대한 경시 풍조로 동양인들은 딸을 낳으면 죽도록 내버려 둔다고 믿고 있는 서양인들의 그릇된 생각을 지적하고, 아울러 출생 시 지어지는 고국 아이들의 이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름은 서양과 달리 첫 번째가 성 이고, 두 번째가 부모가 짓는 이름이고, 세 번째는 가계에서 정해진 글자(항렬)라고 밝히고 아울러 자신의 성과 이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The willow-tree is highly honored among our people, and is symbol of good qualities, including peace, contentment, character, integrity, dignity, veneration, age, etc.; so my family has never regretted that its name was theirs.

버드나무는 우리 민족이 아주 높이 치는 나무로서, 평화와 만족스러움과 개성 및 고결함과 존경과 오랜 전통 등의 높은 품성을 상징한다. 그래서 나의 가족은 유 씨가 그들의 성인 것을 결코 후회해 본 적이 없었다

In the second part of my name, which distinguishes me from the other members of my family. There is an element of humor. My father had an orderly but unromantic way his sons, of whom there were five. I, being the first son, was name Il, meaning “one” or “first.”  The other boys were, in the order of the arrival, named E, Som, Sar, and O, meaning second, third, fourth, and fifth.

내 이름의 두 번째 부분은 다른 가족들과 구분되는 유머스러운 점이 있다. 나의 부친은 질서를 좋아하시는 분이지만, 그의 다섯이나 되는 아들들의 이름 짓는 데는 비 낭만적 이었다. 나는 첫 번째 아들임으로 첫째(first)나 하나(one)라는 뜻으로 Il로 지었다. 다른 아들들은 차례대로 둘째 셋째, 넷째, 다섯째의 뜻으로 이(2)한, 삼(3)한, 사(4)한, 오(5)한으로 지어 주었고, 나는 첫 번째 아들이므로 첫째(first)나 하나(one)라는 뜻으로 Il 로 지었다.

Han is famous name both in Korea and China, and has been borne by kings and dynasties. The large and historic river on which the Korean Capital, Seoul, is located is name Han.

한(Han)이란 이름은 중국이나 한국에서 이름난 성으로 왕들이나 왕조로부터 생겨난 이름이다. 고국의 수도인 서울에 있는 역사적인 큰 강의 이름도 한강으로 불린다.

그는 이처럼 그의 이름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히 밝히고, 또한 자신의 이름과 가문에 대해 대단한 긍지를 느끼고 있으며, 자신의 경우처럼 한국인의 성과 이름에는 그 가문의 역사와 같은 내력이 있고 이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외에도 그는 고국의 역사인 삼국시대에 대한 이야기와, 관혼 장사 제사 등의 관습과 도시와 시골 그리고 주택과 사찰과 고적 등의 문화와 정치, 그리고 시골과 도시, 시장과 장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구체적으로 다양하게 고국에 대한 기억을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그는 자신의 회상을 통한 자신의 추억담을 통해서 고국의 전통과 문화를 밝히고, 거기에 깃들어 있는 한국인의 정서와 함께 인간성을 밝히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점은 결국 그의 주체성의 확인이라 할 수 있고, 한국인으로 살아가려는 정체성의 확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맺음말
이 시대의 모든 소설가들이 그러 하듯이 유 일한은 순 문학자는 아니고, 그는 차라리 애국자이고, 경제상공인이며, 교육자다.
  그는 아홉 살 적에 부모 곁을 떠나서 30세까지 이국 땅에서 살았으며, 그는 전 생애를 참으로 승리의 삶을 살았던 분이다.
다만 그는 그의 성공이나 업적과는 달리 말년에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외로운 삶을 살았던 분이다.  그는 평생 한국 혼을 붙들고 살았던 분이지만, 성장기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자란 탓으로 한국어에 불편을 느꼈고, 미국과 한국의 이중적인 의식 구조 속에서 살아온 그로서는 남다른 외로움이나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조국을 사랑하고 민족적 긍지를 느끼고 살았던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그가 남긴 이 작품은 형식적이나 내용 양면에서 소설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으나, 일종에 자전적 추억담을 회상해서 쓴 자전적 소설이라고 할 수 있고,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통해서 고국의 문화와 전통을 외국인에게 소개하려는 작가적 주제 의식이 뚜렷한 글이다. 따라서 소설로서의 미학적 가치보다는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측면에서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일찍이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문화와 정서를 현지인들에게 소개했다는 점과, 미주 한인에 의해서 쓰여진 최초의 영문 작품이라는 점에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일인칭에 의한 표현보다는 제 삼자적인 삼인칭 입장에서 주로 표현되고 있는 점이 소설 형태적인 면에서 가치를 떨어 뜰이고 있고, 내 어린 시절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내 어린 시절의 고국의 풍습이나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점과, 어린 시절에 대한 시간 경과 등 사건 진행이 전혀 없는 단일 시제로 표현된 점 또한 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을 발표 한 때 가 1928년이고 보면 그가 귀국한지 1년 뒤가 된다.  따라서 그가 그의 아홉 살까지의 순수한 옛 기억에만 의존해서 적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귀국해서 보고 들은 문화적인 내용을 많이 첨가해서 적었으리란 추리가 가능한데, 이러한 점이 이 글의 자전적이고 문학적인 가치를 차라리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민 문학이 지니고 있는 또 다른 가치인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측면에 비중을 두고 본다면, 이 점 또한 가치 있는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미주에서 최초로 쓰인 미주 한인 영문 작품으로서의 가치는 확실하게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