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의 창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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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무
2004.11.07 17:10
겨울 나무
겨울 나무 가지를 친다
한아름 껴안고 싶은
아름드리 등걸을 찾아
잎만 무성했던 소망의 가지와
고통의 세월이 박아놓은 괭이들을
심장에서 찍어내듯
도끼로 후려쳐대지만
버둥댔던 내 인생처럼
바람 속을 휘젓는 허한 손짓이고
가지가 잘린 나목들은
그래도 푸른 하늘을 이고
여인들의 흰 알몸으로
눈에 안기어 오는데
정작 내 가슴속에는
부등켜 안을 나무 한 그루가 없구나
그래도 어찌하랴
내 가슴이 매말라서 자라지 못한 것
남은 실가지라도
가꾸면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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