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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풍속 / 시 배정웅

2006.12.13 20:38

박영호 조회 수:324 추천:11



    어떤 풍속 시/ 배정웅

    
    
    볼리비아 사내들은 또보리치 꽃나무를
    
    몰래 사랑하였다
    
    나무허리의 곡선이나 둔부가 여자들을 쏙 빼닮은 
    
    포롯한 물오른 것 까지도 여자들을 쏙 빼닮은
    
    
    멀리 산간마을의 들개가 간간히 울어 
    
    누군가 그리워지는 아열대의 밤에는
    
    나무에게 가서 쓰다듬고 보듬아 주면 
    
    색색 꽃이 달린 향기로운 팔로
    
    더 깊이깊이 옥죄고 껴안아 준다 또보로치는
    
    
    황홀하여라 어떤 사내는 바지가랭이에 나무 수액같은 것을
    
    펑펑 쏟기도하고 또 어떤 사내는 
    
    잠시 정신을 놓아 버리기도 하고 
    
    
    그렇게 사내들과의 극비의 사랑으로
    
    또보로치는 밤마다 흐느끼듯 자지러지듯 피었다가도 
    
    하필이면 인간의 사랑을 받아들인 죄 무거웠으리
    
    낮이 되어 되려 스스로 제 가지에 목을 메고
    
    후두둑 지고 
    
    
      * 또보로치(toborochi): 
      
       남미지역의 여자체형과 흡사한 꽃나무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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