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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 박영호

2005.01.27 13:49

신균준 조회 수:175 추천:5

난 (蘭)




시 / 박 영 호



잠 못 이루는 깊은 밤
나는 허공에 난을 친다
먹물 젖은 내 눈살은 팔을 뻗고
선도 긋고 점도 찍어
긴 그리움에 떨리는 손끝
바람이 일고 잎들이 살아난다

풀섶에서 놀랜
초록 여치 한 마리
긴 다리 박차고 뛰쳐 올라서
*서야도풍 비상의 꿈을
나도 꿈꾸고

가던새 가던새 본다
물아래 가던새 본다
잉 묻은 장글란 가지고
물아래 가던 새를
나도 본다

어찌할 것인가
뜰에는 밤새 이슬이 저리 내리고
허공 속 내 난은
시퍼렇게 난초 꽃을 피우고 있다

(* 서야도풍(書野道風)-일본의 유명한 옛 서예대가 (두꺼비가 뛰쳐오를 때 그 유연한 점핑의 묘를 붓끝 감각으로 터득하기위해 우산을 들고 두꺼비를 내려다 보고 있는 모습이 화투속에 그려져 있다.) * 가던 새-청산별곡에서 페러디 함. * 잉묻은 장글란- 이끼나 흙 묻은 농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