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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밥상 이야기

2006.11.08 22:03

박영호 조회 수:116 추천:7



번번이 이렇게 늦장을 부리게 되니 죄송해서 죽을 맛입니다.
뭐가 그리 바쁜지…..
지난 주에 최선생님처럼 오지에서 의료 봉사를 하는 친구 내외가 방문을해서, 지난 주말 이곳에서 열린
의료 선교 대회에참석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좀 바빴는데, 저도 운전수 노릇을 하는 등 아주 쬐끔(笑) 사역에 도움이 된 꼴이니, 조금
은 변명이 될 것도 같습니다.

미국 각지에서 의료선교를 하려는 의사나 간호사님들이 찾아와서 현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선교지를 쇼
핑하듯 물색하는 하는 모임으로 세계 오지에 있는 의료 선교단체 (25개 지역)에서 나와 선교인을 모집
하는 대회였습니다.
친구 내외는 뉴욕에 거주하다 조기 은퇴하고, 이디오피아에 있는 서울 명성교회재단에서 신설한 이디오
피아에 있는 병원(의사 30, 간호사 80)으로 가서 교회여장로인 친구 부인이 현지 간호사 수련을 맡아
하고 있는데, 병원장을 따라 이 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저는 이 대회를 보고 백여 년 전에 우리나라에 이화 학당과 연세의료원을 세웠던 미국의 선교사들을 생
각해 냈는데, 그런데 이제 우리가 그들과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깊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찾아온 선교사님들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특히 온 부족이 알몸으로 사는 아프리카에서 11년을 함께 살며 선교를 하고 휴가 중 이곳 훌러 신학대학
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젊은 부부가족을 만나보고 정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니 저 자신도 좀 부끄러웠지만, 그것보다도 행사장으로 쓰이고 있는 으리으리하게 크고 좋은
교회 건물도 그렇고, 이곳에서 이름 난 큰 목사님들도 별로 의미가 없어 보였습니다.
최선생님 내외나 친구내외처럼 그런 오지에서 고생하며 그들을 돕는 분들이 다시없이 숭고하게 보였
습니다.

'밥 잘 먹고 잠 잘 잔다는' 일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주신 최선생님께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밥 먹는 일과 잠 자는 이야기가 나오면 최선생님을 떠올리곤 합니다.
얼마 전 어느 비평집을 읽던 중 두어가지 밥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그 중 하나는 밥상에 대한 글로 밥상
에는 '자연밥상'과 '경제 밥상'이 있는데, 자연밥상은 말 그대로 생명과 삶에 관계된 밥상이고, 경제적
밥상은 요사이 서울에서 떠들고 있는 외환은행 비리나 검찰과 판사들의 싸움이나 여당과 야당의 싸움도
그렇고, 이라크 전쟁 같은 것으로 먹는 밥이 아닌 돈과 문명의 밥을 말하겠지요.
우리에게도 밥 잘 먹고 잠 자는 것이 해결되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지만,지금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오
지에서 밥 잘 먹고 잠 잘 자는 것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서글픈 일입니다.

또 다른 밥에 대한 이야기는 역시 자연 밥상에 대한 것인데. 일본 영화에 '7인의 사무라이'(1957년 제작)
라는 영화가 있다는데 이 영화에는 밥과 밥 먹는 장면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자주 나와 밥이 바로 이야기
의 제목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산간 사람들이 그들을 보호하는 사무라이들에게 쌀밥을 먹이기 위해 그들은 수수밥을 먹고, 사무라이들은
그들의 식량을 빼앗아가는 산적들과 전쟁을 하는 일로 밥을 먹는 일과 사랑하는 자격을 얻는다는 이야기로
삶의 목적이 결국 밥이라는 준엄한 교훈을 주는 것으로 싸움이 끝나고, 봄에 새로 모를 심는 농부를 보고
살아남은 사무라이는 승리자는 자신이 아닌 언제나 땅과 함께 살아가는 농민들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영화가
끝이 난다고 합니다.

이야기가 마냥 너무 길어졌습니다.
사막인 그곳에도 비가 많이 내릴 때가 있군요.
최선생님 내외분도 부디 건강하시고
부디 밥 잘 자시고 늘 평안히 주무시기 바랍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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