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 서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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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마당에 참석하지 못하고..

2005.11.22 13:28

오연희 조회 수:121 추천:6


      연시(軟枾)/박영호
      
            하늘 향한 높은 가지 끝에
            연시 몇 점이 
            푸른 하들에 박힌 듯 곱다.
            
            고국 북한산 산정에서
            맷새 피빛 발에 묻어온 흰서리가  
            멀리 태평양을 건너와서
            북미(北美) 햇살에 물든 것인가
      
            이 땅에 힘겨운 영혼들아 
            무엇이 그리도 서러워서
            가지 틈새에 걸려 울고 있느냐
      
            맥없는 가을 바람에도 
            우수수 떨어질 열매들 같지만
            그래도 끝까지 동녘 가지 붙들고 
            지는 해 노을까지 받아서
            붉게 붉게 익어라
      
            그리하여 
            가을이 떠나갈 어느 달밤에
            그리움이 붉게 차오르는 
            뭉청거리는 여인의 젖가슴같은 무게로
            땅 위에 툭 떨어져내려
            새빨갛고 질펀하게 터뜨러지거라
            동방의 붉은 빛깔이 이 땅에도 번져가게 
      
      
      
연시(軟枾)/박영호 하늘 향한 높은 가지 끝에 연시 몇 점이 푸른 하들에 박힌 듯 곱다. 고국 북한산 산정에서 맷새 피빛 발에 묻어온 흰서리가 멀리 태평양을 건너와서 북미(北美) 햇살에 물든 것인가 이 땅에 힘겨운 영혼들아 무엇이 그리도 서러워서 가지 틈새에 걸려 울고 있느냐 맥없는 가을 바람에도 우수수 떨어질 열매들 같지만 그래도 끝까지 동녘 가지 붙들고 지는 해 노을까지 받아서 붉게 붉게 익어라 그리하여 가을이 떠나갈 어느 달밤에 그리움이 붉게 차오르는 뭉청거리는 여인의 젖가슴같은 무게로 땅 위에 툭 떨어져내려 새빨갛고 질펀하게 터뜨러지거라 동방의 붉은 빛깔이 이 땅에도 번져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