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 서재 DB

목로주점

| 박영호의 창작실 | 목로주점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화영상 | 일반영상 | 영상시 | 그림감상실 | 독자마당 | 음악감상실 |

박영호 시 " 달 이야기 "

2004.12.23 14:41

신균준 조회 수:160 추천:7


<박영호 시 "달 이야기">









     달 이야기

시 박 영 호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나는 둥근 달과 함께 산다


달이 내게 들어와 사는지


내가 들어가 사는지 모르게


서로가 품고 함께 산다




차거운 얼음 조각으로


늘 밤하늘에 서럽게 떠있던


내 유년의 초생달이


세상을 한 바퀴 휘돌아 와


만장 같은 깃발들을


한 올씩 허공에 훨훨 날려보내고


이제 텅 빈 달로 돌아와


세월이 훑고 간 내 빈 가슴 속에


둥글게 다시 차오르고 있다




그래도 내 영혼은 다시


싱겁게 빛이 바랜 흰 달을


자꾸 기어 나와서


이제는 이 세상이 아닌 저 하늘


별 밭 속 어딘가에 빛나고 있을


또 하나의 내 영혼을 찾아서


이 밤도 별빛 사이를 떠 흘러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