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 서재 DB

목로주점

| 박영호의 창작실 | 목로주점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화영상 | 일반영상 | 영상시 | 그림감상실 | 독자마당 | 음악감상실 |


 
                   별빛에게 부치는 편지(4)



외로움과 그리움과 기다림과...






      외로움과 그리움, 그리고 기다림...
      
      까마득하게 먼 옛날 이야기입니다. 
      사십 년도 더 지난 옛날 
      깊고 깊은 섬에서 
      노을진 바닷가를 홀로 거닐며
      이 솔베이지 송을 부르던 
      옛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 누가 찾아올 이도
      찾아갈 이도 아무도 없는 
      그런 적막한 바닷가에서 
      홀로 고독하게 살았던 세월이 있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그 세월이 제 생애중 
      가장 행복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그때 제가 정말 고독했었고
      그 고독은 그냥 외로움만이 아닌 
      그리움과 기다림을 지닌 
      아름다운 꿈이 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고독처럼 
      인생을 살찌우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은 다시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참으로 고독 해보지 않은 
      한낱 외로움만을 느끼는 사람은
      이러한 고독의 참된 아름다움이나 
      가치를 이해할 수 없겠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들
      이런 고독한 사람들을 두고
      삶의 고통이나 현실을 외면한 
      병약한 사람들이 
      도피 세계에서 느끼는   
      일종의 나르시즘적인 
      감정의 사치라고들 하지요.
      
      그러나 참으로 고독한 사람,
      참으로 불행했던 사람들은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숙명같은 그런 고통과 외로움을 
      거역하지 않고 가슴에 지니고
      아름다운 꿈으로 슴화시켜 
      초연하게 살아갑니다 
      그것이 바로 고독한 꿈이고
      아름다운 그리움이고 
      기다림입니다.
      
      
      그래서 참으로 고독한 사람, 
      그리고 이를 인내하는 사람은
      결코 악하지 않고 
      방종하지 아니하고 
      값싸게 기웃거리지 아니하고 
      체념하듯 인내하며 
      무엇에나 늘 겸손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가볍지 않고
      무겁고 깊습니다.   
      
      그래서 
      참으로 고독을 경험한 사람은 
      바로 인생 최대의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하지요 
      
      그러나 꿈도 기다림도 없는 
      한낱 외로움만 느끼는 사람    
      그것은 바로 절망이고 죽음입니다
      그래서 애정을 구걸하고 
      방종해버리고 자살을 하고....
      
      결국 
      참으로 고독한 사람은 
      자신에게 거역하지 않고
      이를 잘 인내하기에
      그러한 외로움이   
      세월을 이어가는 끈이 되고 
      새로눈 힘으로 승화 되지요
      
      
      
      그리고 아주 소박한 꿈을 꾸게 되고
      그 꿈이나 기다림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애정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고독했던 때는 
      그저 자연과 바다를 좋아해서  
      자원해서 들어가 섬에서 살았지요 
      
      사람들은 자연을 좋아해서 
      산을 오르고 
      바다를 찾아가지만 
      참으로 고독한 꿈이 없으면
      보이고 느껴지는 것은 
      한낱 풍경이고 그림일 뿐입니다.
      
      이러한 점 역시 
      생의 아픔과 슬픔을 
      참으로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 것입니다. 
      
      
      저는 이 나이에도 
      이직도 고독한 꿈을 꿉니다.
      영원한 갈증 같은 그리움과 
      아름다움에 대한 영원한 꿈을-
      
      그 꿈은 성취여부와는 
      전혀 상괸이 없습니다
      그저 꿈결같은 기다림 속에 
      잠겨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가치가 있는 것이니까요 
      
      저는 신이 인간에게 주신 
      많은 축복 중에서 
      우리가 아름다움을 느낄 수있는 
      축복을 주신 것을 
      가장 큰 축복이라고 여깁니다.
      저는 그런 외로운 꿈과 
      기다림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고독한 사람들을 
      참으로 사랑합니다
      
      
      나이를 먹으면 
      흔히들 꿈을 잃어간다지만 
      저는 아직도 
      이렇게 꿈을 꾸고 있으니 
      어찌 생각하면  
      다시 어린 소년으로   
      돌아 가는 것 같아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저는 죽는 날까지도 
      남몰래 홀로 고독을 즐기고 
      나만의 꿈을 지니고 
      기다리며 살아갈 것입니다.
      이 세상 끝나는 날까지- 
      그리고 
      저 세상이 있다면 저 세상까지도 
      지니고 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