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에는 다시 -자작 신년 시를 함께 나누고자

2004.12.31 09:24

문인귀 조회 수:1106 추천:33

새 날에는 다시 문인귀 지난 날 동안을 혈루를 앓았습니다. 당신의 옷자락이 나의 일상 앞에서 언제나 나부껴도 손 내미는 것을 거부 했습니다 차라리 눈을 꼭 감았습니다. 새벽이 되기 훨씬 이전에 닭들의 목을 베어 울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 날 새벽, 모닥불 앞에서 돌아앉던 베드로, 그의 손을 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아무 때나 누구에게나 쉽게 돌을 들었습니다. 죄 없는 자처럼 당당한 팔매질로 나를 대신했습니다 차라리 여인의 피를 흘려 나를 정당화 하려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목을 곧우 세우는 일에 능숙해 졌고 철저한 나의 봉쇄를 위해 홍포자락을 찢어 치부를 가리며 괴성을 질러대는 쾌감에 취하는 나날로 괴로움을 피해보는 기만의 세월을 살았습니다. 아이들이 아비를 멸시하고 딸이 어미를 대적하고 며느리가 시어미를 대적하는 그리고 그들 또한 아비와 어미와 시어미가 되어 집안의 원수가 집안에 도사리는 되돌이표 속에 갇히는 삶을 호흡하며 만족했습니다. 또 하나의 어둠을 더듬는 설계로 분주한 마지막 이 밤, -너의 새 날을 위해 다시 한번 죽어 주랴? - 주님, 당신의 이 음성에 나는 그만 무릎을 꿇고 맙니다. 주님, 새 날에는 혈루를 떨쳐버리기 위해 당신의 옷자락에 감히 손을 댈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주님, 새 날에는 마음 놓고 새벽닭 우는 소리를 세 번 이상 들으면서도 함께 기쁨으로 노래하게 해 주십시오. 주님, 새 날에는 멀었던 사람들이 가까운 사람들로 더불어 더욱 가까이 살게 해 주십시오. 주님, 새 날에는 돌을 들어 나의 잘못을 향한 팔매질로 차라리 나의 피를 흘리게 해 주십시오. 주님, 새 날에는 당신의 찢어진 홍포 실오라기 한 올 한 올들을 모아 당신의 옷 다시 깁어내도록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새 날에는 꿈이 아닌 실상으로 당신의 향내를 맡으며 살게 해 주십시오.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