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물방울

2004.08.02 23:13

문인귀 조회 수:199 추천:3



물방울

고 원

먼 길 가다가
물을 비우고
세상 비우고
울어 울어 눈물
가득해지면
다시 비고
o o
o o
o o
방울에서 이응 받침 리을 받침
홀홀 다 떼내버리면
방울은 뚝뚝 떨어지는
바우로구나. 그러면
물방울은 바위가 돼서
밀물에도
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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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학을 기르는데 고원시인처럼 열성을 들이는 학자, 시인은 더 없을 것이다. 그가 "한국말은 내 안에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생명체다"라고 말하고있듯 그의 시를 대하면 한국어의 아름다움과 한없는 변성(變成)을 보게되어 새삼 그의 재혼(才魂)에 섬뜩해 지기도 한다. '방울'이란 말에서 o(이응)받침 ㄹ(리을)받침을 떼어내고 나면 '바우'란 말만 남는데 이 바우란 말은 바로 바위와 동일어(同一語)이니 우리는 여기서 이것저것 비워내고서야 생기는 아주 연약한 물체인 물방울과 이것저것 떼어내고서야 생기는 아주 강한 바위가 동일체라는, 무릎을 칠 일을 보게된다. 마치 마술(?)을 보는 듯 하다. 우리의 삶도 이쯤 되면 어떤 일에나 떳떳이 생존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리라. 선생님의 문력(文歷)5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 문인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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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高遠)

시인 / NYU비교문학박사
라번대교수 / 글마루문학원지도
미주한국문협회장역임 / 미주문학상수상
시집 '이율의 항변' '춤추는 노을'등
영시집 'The Tun of Zero'등
산문집 '갈밭에 떨어진 시간들'등

2003-12-01 13: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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