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접 / 김종제

2012.03.22 11:57

박영숙영 조회 수:131 추천:1

삼월의 봄날이라
꽃 보는 것도 좋겠지만
날개 접고 내려앉아
연분 맺는 일이 참으로 크다
좌판에 벌여놓은
과일 골라 사서
잘 드는 칼로 껍질 벗겨놓고
베어먹을 줄만 알았지
나뭇가지에 매달린 열매 보고
왜 저리 늦는가 했었다
꽃 진 자리에
살 불쑥 뚫고 나왔으니
저것이 무슨 결박結縛 같은 것이다
결코 아물지않을 상처라서
속을 가득 채우고
마침내 온몸의 피고름이
밖으로 터져나오려는 것을
뚝 따서 손에 올려놓고
잘 익었다고 하는 것인데  
나도 이렇게 따스한 봄날이면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다가
당신에게 슬쩍 기대어앉아
입술 가득
꽃가루 묻혀주면  
감춰놓은 마음까지
둥실둥실 부풀어오를 것 아닌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레몬 외 - 안경라 김영수 2012.05.14 110
112 사선(斜線)의 이유-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20 111
111 그물-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18 120
110 덤을 위한 노래-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20 130
» 화접 / 김종제 박영숙영 2012.03.22 131
108 소통의 흔적-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19 133
107 액자-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20 133
106 생명보험-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20 135
105 거미-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20 135
104 몫 - 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20 142
103 강물처럼-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20 146
102 겨울나무-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18 149
101 아! 조운..... 미문이 2004.07.29 168
100 시에게-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20 175
99 여백에 대하여-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20 176
98 고원-물방울 문인귀 2004.08.02 199
97 괜찮다 꿈!-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18 207
96 시인 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18 224
95 라일락 가든-윤석훈 file 오연희 2015.05.19 224
94 김영교 시인의 '생명의 날개' 문인귀 2004.08.02 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