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접 / 김종제

2012.03.22 11:57

박영숙영 조회 수:131 추천:1

삼월의 봄날이라
꽃 보는 것도 좋겠지만
날개 접고 내려앉아
연분 맺는 일이 참으로 크다
좌판에 벌여놓은
과일 골라 사서
잘 드는 칼로 껍질 벗겨놓고
베어먹을 줄만 알았지
나뭇가지에 매달린 열매 보고
왜 저리 늦는가 했었다
꽃 진 자리에
살 불쑥 뚫고 나왔으니
저것이 무슨 결박結縛 같은 것이다
결코 아물지않을 상처라서
속을 가득 채우고
마침내 온몸의 피고름이
밖으로 터져나오려는 것을
뚝 따서 손에 올려놓고
잘 익었다고 하는 것인데  
나도 이렇게 따스한 봄날이면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다가
당신에게 슬쩍 기대어앉아
입술 가득
꽃가루 묻혀주면  
감춰놓은 마음까지
둥실둥실 부풀어오를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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