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접 / 김종제
2012.03.22 11:57
삼월의 봄날이라
꽃 보는 것도 좋겠지만
날개 접고 내려앉아
연분 맺는 일이 참으로 크다
좌판에 벌여놓은
과일 골라 사서
잘 드는 칼로 껍질 벗겨놓고
베어먹을 줄만 알았지
나뭇가지에 매달린 열매 보고
왜 저리 늦는가 했었다
꽃 진 자리에
살 불쑥 뚫고 나왔으니
저것이 무슨 결박結縛 같은 것이다
결코 아물지않을 상처라서
속을 가득 채우고
마침내 온몸의 피고름이
밖으로 터져나오려는 것을
뚝 따서 손에 올려놓고
잘 익었다고 하는 것인데
나도 이렇게 따스한 봄날이면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다가
당신에게 슬쩍 기대어앉아
입술 가득
꽃가루 묻혀주면
감춰놓은 마음까지
둥실둥실 부풀어오를 것 아닌가
꽃 보는 것도 좋겠지만
날개 접고 내려앉아
연분 맺는 일이 참으로 크다
좌판에 벌여놓은
과일 골라 사서
잘 드는 칼로 껍질 벗겨놓고
베어먹을 줄만 알았지
나뭇가지에 매달린 열매 보고
왜 저리 늦는가 했었다
꽃 진 자리에
살 불쑥 뚫고 나왔으니
저것이 무슨 결박結縛 같은 것이다
결코 아물지않을 상처라서
속을 가득 채우고
마침내 온몸의 피고름이
밖으로 터져나오려는 것을
뚝 따서 손에 올려놓고
잘 익었다고 하는 것인데
나도 이렇게 따스한 봄날이면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다가
당신에게 슬쩍 기대어앉아
입술 가득
꽃가루 묻혀주면
감춰놓은 마음까지
둥실둥실 부풀어오를 것 아닌가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3 | 닫힌 마음을 여는 지혜/톨스토이 | 조정희 | 2009.02.14 | 871 |
32 | 수필로 쓴 당선 소감 / 지희선 | 김영강 | 2009.02.16 | 1036 |
31 | 맨하탄의 세 친구 (동화) - 최효섭 | 김영강 | 2009.03.08 | 1268 |
30 | 시의 몸짓 / 김호길 | 김영수 | 2009.08.03 | 832 |
29 | 난(蘭)보다 푸른 돌 / 정완영 | 김영수 | 2009.08.08 | 1006 |
28 | 달 外 - 이주희 | 김영수 | 2010.11.04 | 805 |
27 | 빗장을 풀고 外- 석정희 | 김영수 | 2010.12.05 | 660 |
26 | 느티나무 성전 - 구자애 | 김영수 | 2011.01.14 | 443 |
25 | 민들레 10 - 김동찬 | 김영수 | 2011.01.14 | 461 |
24 | 깊은 밤에 - 문인귀 | 김영수 | 2011.01.14 | 444 |
23 | 가 정 / - 이 상 - | 박영숙영 | 2011.03.24 | 422 |
» | 화접 / 김종제 | 박영숙영 | 2012.03.22 | 131 |
21 | 레몬 외 - 안경라 | 김영수 | 2012.05.14 | 110 |
20 | 시인 윤석훈 | 오연희 | 2015.05.18 | 224 |
19 | 윤석훈 첫시집 : 종소리 저편 | 오연희 | 2015.05.18 | 564 |
18 | 겨울나무-윤석훈 | 오연희 | 2015.05.18 | 149 |
17 | 괜찮다 꿈!-윤석훈 | 오연희 | 2015.05.18 | 207 |
16 | 그물-윤석훈 | 오연희 | 2015.05.18 | 120 |
15 | 라일락 가든-윤석훈 | 오연희 | 2015.05.19 | 224 |
14 | 잠실에서 다우니로-윤석훈 | 오연희 | 2015.05.19 | 2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