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다니 마을 이야기
2006.05.30 03:02
김광주[-g-alstjstkfkd-j-]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 이름은 베다니 마을이다.
우리가 자주 모이는 조그만 집 앞에는 가상의 무화과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다락방 입구처럼 곧은 층계를 올라가면 그 곳에는 각종 병든 여인들이 모이곤 하는 작은 방이 있다.
머리카락이 길거나 짧거나, 얼굴이 주름살이 많거나 적거나 누구나 마음에는 몇 가지 병들을 가지고 있다. 자아상이 나빠서 계속적으로 남에게서 인정받으려고 애쓰는 사람, 입맛이 없어 자꾸 여위는 사람, 남편이 성격이 거칠고 화를 잘 내서 마음 고통이 심한 사람, 세상에 태어나서 부드러운 말이라고는 한번도 못 들어봤기 때문에 큰 소리 질러야 겨우 깨달아지는 사람. 십대가 된 자녀가 부모 말에 순종치 않아 그 아이 생각만 하면 심장이 내려앉는 사람, 게다가 경제적인 문제까지 덮쳐 마켓에 가면 물건을 집었다 놓았다하며 과감하게 결정짓지 못해 소심증으로 시달리는 사람, 삼십 년 전에 남편이 딴 여자에게 잠시 갔다 온 적이 있는데 아직도 용서할 수 없는 그 때의 기억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 입덧이 너무 심해 꿈속에서 충무 김밥 먹느라고 일부러 잠을 늦게 깨는 사람. 살아오다 각종 고통의 방망이로 얻어맞은 멍든사람들이 함께 무릎 꿇고 앉아 있으면 하늘로부터 오는 위로의 강물이 가슴 적시는 그런 동네이기도 하다.
-베다니 마을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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