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두른 샛터 마을 / 조옥동

2009.06.08 05:52

미문이 조회 수:330 추천:1

봄 두른 샛터 마을 조옥동 기름 발라 잘 빗어 내린 가르마 몇 갈래 구부러진 산길에 윤기가 돌면 철 이른 소쩍새 울음 들린다 먹 바위 얼굴에 진달래꽃 화관을 씌우고 허리춤 보일 듯 펄럭이는 강나루 뱃길은 허옇게 쇤 갈대숲의 기억을 흔들어 해 묵은 속자락 가슴 풀어 물살 헤쳐 띄우고 겨우내 엎드렸던 강둑이 길 트며 마을로 다가오면 멧새들 하늘로 휘파람 소리 내고 길게 자란 산 그림자 밀어내 바알간 보자기 두르고 고개 드는 강 마을 계절의 뗏목을 강가에 풀고 겨울 찬 볕을 헹구는 산모롱이 푸른 꿈 뒤척이며 봄은 휘돌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