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해안에서 - 조정희

2004.10.1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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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해안에서

                    조정희


하늘과 바다가 늘 맞닿아
사랑을 알게 하는 당신,
지금도 석양이 곱게 물 들었군요.

요즘 세상이 어지러워요.
무고한 젊은이의 목숨이 흉물스러운 칼속에
스러지고 저마다 종교와 정치 이념을 뽐내느라
피의 절규가 끊이질 않아요.

평화가 그리워 당신을 만나려고 여기 왔어요.
가는 곳마다
당신은 계셨고
눈을 감아도 보였지만요
이 해안가에선 당신의 음성도 들리거든요.

당신은 묻습니다.
저들을 위해 기도했냐고.

쉬임 없이 뒤척이는 당신의 몸짓으로
먼데서도 나를 감싸안아 주는
그 너그러운 당신의 품이 그리워, 여기
베니스 비치로 나왔습니다.

저 푸른 수평선위로 힘차게 날아오르는
갈매기는 내게 선을 쫓으라는 용기를 줍니다.
거칠고 힘든 세상속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하고요.

해가 지고있네요. 저토록 고운 노을이
바다위에 번지면서 내게 묻습니다.
나를 사랑하냐?.

그럼요.
나는 정말 목숨 걸고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내가 한 일중에 제일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