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꽃이라면 / 박영호
2008.11.18 14:37
늘상 스스로 자신이 가여워지는
별 볼일 없이 나이만 먹은 사내
오늘은 별난 생각에 잠긴다.
무대에서 춤을 추는 저 무희처럼
나도 누군가를 위해 춤출 수 있다면
내 모든 빛깔과 향기를 모아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이 되어
소리 없이 춤을 추고 싶다
내가 너무 많이 부족해서
늘 가여운 얼굴 위해
곱게 꽃 향기를 풍기는
한 송이 꽃 되고
잠파노의 여인 젤소미나의
서럽고 니힐한 춤이 아닌
오직 밝고 아름다운
낭만의 춤만을 추고 싶다
그리하여 하늘로 날아오른 꽃잎들
구름 위에서 핀다는 바람꽃처럼
전설 속의 한 송이 꽃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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