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 안경라

2008.12.22 08:13

미문이 조회 수:105 추천:3

오래 전 나무에서 떨어져 나온 사과 하나 물기 없는 모습 이젠 너도 늙었구나 묵은 나의 생각을 씻어 쟁반 위에 올려 놓네 서로가 서로를 붙들고 있지 않아도 질긴 목숨, 껍질 속에서 저 혼자 한 세상 살다가 가벼워진 나도 이젠 가을이구나 눈물 마른 외투를 벗고 겹겹이 둘려있던 인연들도 깍아 내리고 떠나온 우리의 진물나던 자리를 속 깊이 응시하며 우리에게 남아있는 한 피, 아직 출렁이는 세월 깨끗이 씻긴 사과 속살처럼 그 피안의 꿈들을 그대에게 돌려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