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드름 / 정어빙

2007.09.28 07:58

미문이 조회 수:91 추천:4

가부좌를 하고 기도하는 골방에는 당신의 소리 없는 소리에 어제 밤 떠 놓은 물이 살 얼음에 잠겼습니다 아닙니다 그 물은 내가 떠 오기 전에 벌써 얼음과 같이 있었습니다 고요 속에서도 잎 없는 가지를 흔드는 바람입니까 당신의 기도는 동東 인가 했더니 어느새 서西 에서도 천둥 소리되어 들립니다 일백 일년을 공 드려 써주신 글 無 무 붓 끝에 매 달린 검은 고드름 그 속에서 땀을 흘립니다 당신의 말씀을 생각 하는 것도 욕심 입니까 아직도 물 그릇을 들고도 얼음을 보지 못 하는 것이. 무상무공 무비공(無相無空 無非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