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강 - 윤석훈

2006.02.19 16:45

미문이 조회 수:386 추천:73

잠 못 이루는 밤
익어 가는 감자를
기다리던 흰눈이
자는 새를 깨우고 있다
소리도 모양도 없는
미열의 이마에
그대의 가슴과 나의 체온이  
녹아드는 겨울 강은
벽난로에서 타고 있다

저 벽 지나고
얼음판으로 가기 전
잊혀진 얼굴 되기 싫어
눈은 계속
새들의 둥지에
사그락 거리며 떨어지고
자고 나면 녹을 나무가지 위로
넘어가는 배 한 척
견고하게 얼어붙은
갈대의 잠을 피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