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 - 윤석훈

2005.06.20 17:26

미문이 조회 수:234 추천:9

         도마뱀


자네가 끊어놓은 꼬리가
내게 붙어서 꼼짝 않네 그려
자네는 살아서 별이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자네를 못버리고
속이 쓰리네

자네가 먼 길 떠나며
남겨놓은 비늘이 오늘은 왜 이리
서걱거리며 일어나는가
위점막에 슬어놓은 그리움의 알들이
부화되는가 보네

자네는 똑똑 끊으며 갈 길 갔지만
나는 슬금슬금 발 디디다
꽃 속에 갇혔네 그려
나비가 되었네 그려

자네의 꼬리가
모자이크처럼 점묘된
나비의 날개,
그 위로 별빛이 내리면
꼼짝없이 박제된 한 마리 나비가 되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