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 정용진

2005.07.04 11:47

미문이 조회 수:111 추천:7

나의 시는
한밤중
야래향(夜來香)이 번지는
뒤뜰을 거닐다가

문득 마주친
연인의 가슴 속에서
건져낸 아픔이다.

빈들에
눈발이 덮이듯
낙엽이 쌓이는
늦가을
돌계단을 오르는
발자국 소리다.

나의 시는
한겨울
동면의 시간들을
인내로 살다가
언 땅을 가르고 솟는
생명의 열기.

이제
가난한 마음속에
영혼의 깃발로
나부끼는 감격이다.

푸른
심원(深遠)에서
끝없이 출렁이는
물결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