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숙-자목련, 자목련
2015.09.08 10:32
자목련, 자목련
장태숙
근 삼년 만에 첫 말문이 트인 걸까요?
하늘 향해 봉긋 연 여섯 송이 도톰한 입술들
짧지 않은 시간
침묵시위로 일관하던 볼품없던 잎사귀들
오뉴월 햇볕에 버짐 핀 얼굴처럼 뚝뚝 떨어져 나갈 때
서 있는 것조차 위태롭던 어린 그녀
천 날의 하늘을 마시고 부르튼 영혼의 발 돋음으로
제 속 시들어 가는 혈관에 쉬지 않고 풀무질 해댔을
노역의 날들을 생각합니다
죽는 것도 사는 것만큼이나 어려워
비탄이 다른 비탄의 손등을 어루만지며
혼신을 다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직은 초라한 행색입니다만 벌어진 둥근 입술들
제각각 떠드는 소리에 제 귓속이 다 얼얼합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66 | 떠 있지 못하는 섬-임영록 | 미문이 | 2007.08.28 | 694 |
465 | 잭슨호수에 가면 / 오연희 | 미문이 | 2010.11.01 | 686 |
464 | 빗물 같은 사람 / 이영숙 | 미문이 | 2010.02.08 | 684 |
463 | 거기, 여기 그리고 저어기 / 오영근 | 미문이 | 2010.11.09 | 680 |
462 | 이별, 그 울림속으로 / 장정자 | 미문이 | 2010.03.08 | 679 |
461 | 환생 / 임혜신 | 미문이 | 2010.03.01 | 673 |
460 | 수레바퀴 사랑 / 김영강 | 미문이 | 2009.08.30 | 673 |
459 | 계절을 정리하다가 / 이영숙 | 미문이 | 2010.12.22 | 667 |
458 | 짝사랑 / 김영교 | 미문이 | 2009.09.07 | 665 |
457 | 토팽가 캐년 / 안선혜 | 미문이 | 2009.12.14 | 659 |
456 | 이혼하고 싶은 마음 - 노기제 | 미문이 | 2005.10.16 | 647 |
455 | 사랑, 천지의 주제主題 / 오정방 | 미문이 | 2010.11.16 | 644 |
454 | 덤을 위한 노래 / 윤석훈 | 미문이 | 2010.01.19 | 639 |
453 | 들꽃 소묘(2) / 鐘派 이기윤 | 미문이 | 2010.01.26 | 637 |
452 | 세歲밑의 길목에서 / 이용애 | 미문이 | 2010.02.16 | 631 |
451 | 몽유병 쏘나타 / 오영근 | 미문이 | 2009.12.29 | 624 |
450 | 흘러가기 / 윤석훈 | 미문이 | 2010.11.30 | 622 |
449 | 820광년, 폴래리스 / 유봉희 | 미문이 | 2010.01.11 | 614 |
448 | 낙숫물 에 그려진 원 2 / 이상태 | 미문이 | 2010.02.02 | 611 |
447 | 하늘 우물 / 신영 | 미문이 | 2009.11.30 | 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