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2014.06.05 22:50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46 | 탁상달력-안경라 | 미문이 | 2007.01.19 | 216 |
445 | 소냐를 생각하면서-고대진 | 미문이 | 2007.01.22 | 308 |
444 | 생가 - 강성재 | 미문이 | 2007.01.29 | 254 |
443 | 목타는 도시-전지은 | 미문이 | 2007.02.08 | 255 |
442 | 나이테의 소리가 들리나요-유봉희 | 미문이 | 2007.02.19 | 209 |
441 | 안경- 정문선 | 미문이 | 2007.02.28 | 222 |
440 | 프리지어 간호사-윤금숙 | 미문이 | 2007.03.07 | 374 |
439 | 엄마의 골무-강학희 | 미문이 | 2007.03.19 | 222 |
438 | 걷는 꽃-석정희 | 미문이 | 2007.03.30 | 250 |
437 | 정(情)-정용진 | 미문이 | 2007.04.09 | 146 |
436 | 홍어-한길수 | 미문이 | 2007.04.17 | 255 |
435 | 사랑의 샘 제 10장 - 전상미 | 미문이 | 2007.04.24 | 281 |
434 | 존재의 숨박꼭질-홍인숙 | 미문이 | 2007.05.13 | 204 |
433 | 사랑의 바이러스-박경숙 | 미문이 | 2007.06.07 | 266 |
432 | 클릭-윤석훈 | 미문이 | 2007.06.29 | 199 |
431 | 표고목-이기윤 | 미문이 | 2007.07.10 | 197 |
430 | 내사랑 진희-이상옥 | 미문이 | 2007.07.20 | 356 |
429 | 당당한 새-이성열 | 미문이 | 2007.07.31 | 202 |
428 | 꽃밭에서-이윤홍 | 미문이 | 2007.08.20 | 158 |
427 | 떠 있지 못하는 섬-임영록 | 미문이 | 2007.08.28 | 6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