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이 있는 밤 / 구자애
2012.01.17 11:00
기도처럼 엄숙한 겨울이
성전을 향해 뻗어 있고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노래 언 땅을 적시면
막혔던 출구가 비상구처럼 열리기도 하는 곳이라네요
누워있는 슬픔도
깨금발로 서 있는 츄리가
한숨처럼 불빛을 토해내면
무르춤한 내일이 눈물처럼 반짝이기도 하는 곳이라네요
천정이 바닥을 끌어안고
포도나무가 가시나무를 토닥이며
구석이 모서리를 밀어내지 않는
찾고 찾으시는 순하고 따스한 곳이라네요
아름아름 짚어가는 어두운 길에
거룩한 당신 언뜻 보이고
평생 뒤척이던 밤도
하이얀 소리 베고 누우면 곤히 잠들 수 있는 곳이라네요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06 | 이일영-벼랑의 소나무 | 미주문협 | 2018.08.31 | 219 |
405 | 정국희-다음 생이 있다면 | 미주문협 | 2018.08.16 | 90 |
404 | 안서영-섬 | 미주문협 | 2018.07.31 | 73 |
403 | 안경라-아직도 널 기다려 [1] | 미주문협 | 2018.07.15 | 117 |
402 | 장효정-겨울강 | 미주문협 | 2018.06.28 | 124 |
401 | 고현혜-집으로 | 미주문협 | 2018.06.14 | 73 |
400 | 김모수-그만치에 있어 좋은 사람 | 미주문협 | 2018.05.29 | 85 |
399 | 지희선-사랑의 형벌 | 미주문협 | 2018.05.14 | 95 |
398 | 박인애-디아스포라의 꿈 [1] | 미주문협 | 2018.04.30 | 77 |
397 | 이선자-푹신푹신 엄마 | 미주문협 | 2018.04.13 | 109 |
396 | 안규복-주름 | 미주문협 | 2018.04.02 | 89 |
395 | 김수영-겨울강 | 미주문협 | 2018.03.15 | 125 |
394 | 서연우-손톱 | 미주문협 | 2018.03.01 | 82 |
393 | 유봉희-몽돌을 읽어보다 | 미주문협 | 2018.02.16 | 92 |
392 | 이만구-내 마음의 보석 [2] | 미주문협 | 2018.01.29 | 225 |
391 | 이월란-노을 [1] | 미주문협 | 2018.01.15 | 130 |
390 | 나삼진-생각의 그물 | 미주문협 | 2018.01.01 | 190 |
389 | 차신재-내잔이 넘치나이다 [2] | 미주문협 | 2017.12.02 | 95 |
388 | 장태숙-사막은 가시를 키운다 | 미주문협 | 2017.10.25 | 115 |
387 | 안경라-꽃대가 꽃잎에게 | 미주문협 | 2017.10.02 | 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