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하게 끊인 외로움 / 최상준

2009.06.29 05:25

미문이 조회 수:372 추천:1

반짝 반짝 등대불 반짝인다 돗대를 올려라 쌍고동아 울어라 그대 실은 배 떠나 간다 갈매기는 앞서고 물새는 뒤 따르고 석양빛 서쪽 하늘에 발거름 바쁘다 빛 빠저나간 석양 자주색 노을로 혼자 남아 외로운듯 지친듯이 하루의 끝 자락 붙잡고 돛대의 깃발로 나부낀다 저 멀리 긴 하루는 배, 그대, 저녁노을 꼭 껴 안고 수평선 저쪽으로 넘어간다 배 타고 떠나간, 그대 내 속에 외로움 한 주전자 부어놓고 삼삼하게 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