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수술 2 -김동찬
2007.01.09 03:22
허리수술 받기 한 달 전부터,
받고 나서 또 한 달
빈둥빈둥 누워 지냈다.
바쁜 세상에 고급병 앓았다.
처음엔 시간이 온통 내것이라서
귀엽고 신기해
이리저리 만져도 보고
삐까번쩍 닦아 광도 내 보고
뽀드득뽀드득 소리도 내 보았다.
그러나
주머니 속의 조약돌처럼
이내 싱겁고 지겨운 일이 되었다.
나는 그 시간을 집어던졌다.
시간은 날아가서 침대 옆 거울을
깨트렸다.
유리 파편이 아내에게, 딸에게
튀는 것이 보였다.
아내는 그것을 아프리카에 간 선교사에게 소포로 부쳤고
딸은 복음성가 악보에 검은 음표로 사용했다.
내가 버린 거울의 작은 조각들이
별이 되고, 보석이 돼
여기저기서 빛나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그것들을 다시 쓸어 모으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허리를 폈다.
직립으로 서도 아프지 않았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66 | 성모의 밤을 맞이하여 / 정문선 | 미문이 | 2009.05.18 | 313 |
365 | Sedona에서 / 정용진 | 미문이 | 2009.05.26 | 202 |
364 | 개똥벌레의 여행 / 정해정 | 미문이 | 2009.06.01 | 483 |
363 | 봄 두른 샛터 마을 / 조옥동 | 미문이 | 2009.06.08 | 330 |
362 | 사랑, 그 황홀한 유혹 / 지희선 | 미문이 | 2009.06.15 | 469 |
361 | 팔색조 / 최문항 | 미문이 | 2009.06.22 | 278 |
360 | 작품게재에 대하여 | 미문이 | 2009.06.22 | 862 |
359 | 삼삼하게 끊인 외로움 / 최상준 | 미문이 | 2009.06.29 | 372 |
358 | 무너지는 그대 / 최영숙 | 미문이 | 2009.07.07 | 541 |
357 | 탯돌 / 최익철 | 미문이 | 2009.07.14 | 580 |
356 | 구두 한 켤레 / 한길수 | 미문이 | 2009.07.21 | 510 |
355 | 꽃나라에 간 아이들 / 홍영순 | 미문이 | 2009.07.27 | 850 |
354 | 바위섬 / 강성재 | 미문이 | 2009.08.03 | 497 |
353 | 새는... / 고대진 | 미문이 | 2009.08.12 | 763 |
352 | 모퉁이의 눈물은 달다 / 구자애 | 미문이 | 2009.08.17 | 508 |
351 | 그대 / 권태성 | 미문이 | 2009.08.24 | 482 |
350 | 수레바퀴 사랑 / 김영강 | 미문이 | 2009.08.30 | 673 |
349 | 짝사랑 / 김영교 | 미문이 | 2009.09.07 | 665 |
348 | 칸나 / 김영수 | 미문이 | 2009.09.14 | 500 |
347 | 오작교 건너가 만나리 / 김혜령 | 미문이 | 2009.09.21 | 7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