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통-白痴 - / 안경라
2011.08.15 09:18
마흔을 훨 넘긴 기둥이 흔들려 병원을 찾았다
뿌리는 안녕하신가 먼저 사진을 찍고
한 침 바늘에 잇몸 서서히 잠들 때
날카로운 공구 끝으로 지난 날이 마구 파헤쳐 져
보행조심! 소리치고 싶지만
아뿔사! 이빨과 이빨 사이 아득히 멀어진 길
그 길 따라 오던 수 많은 만남들
오래도록 숨겨둔 사연 몇 조각 들통났다
그리움도 깊이 잡아두면 이렇게 아픈가
캄캄히 넘기지 못한 울음도 고이면 피가 되는가
하얗게 긴장하여 맨발처럼 시린 이빨들
다행히 뿌리는 안녕하시단다
그 곳을 다치지 않게 늘 조심하라는 말씀
긁어내고 끄집어내고 퍼 내고
백치(白齒)를 위해 아 하며 백치(白痴)가 되는 동안
사랑한다 사랑한다
너에게 가지 못한 말들 입안 가득 얼얼하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86 | 롱슛 / 김혜령 | 미문이 | 2008.10.20 | 162 |
285 | 그 여자 / 임혜신 | 관리자_미문이 | 2011.10.18 | 163 |
284 | 늑대처럼 운 적이 있다-김호길 | 미주문협관리자 | 2016.06.28 | 163 |
283 | 조춘-바위의 침묵 | 미주문협 | 2020.11.16 | 164 |
282 | 버지니아의 가을 길 / 조옥동 | 미문이 | 2007.10.27 | 165 |
281 | 된서리 / 김태수 | 관리자_미문이 | 2012.12.17 | 166 |
280 | 성형 - 이기윤 | 미문이 | 2005.06.26 | 167 |
279 | 붉은 와인 Melot / 강학희 | 미문이 | 2008.06.13 | 169 |
278 | 그리움 5題 | son,yongsang | 2015.07.05 | 170 |
277 | 노송 - 백선영 | 미문이 | 2005.01.23 | 172 |
276 | 아내의 잠꼬대 - 오영근 | 미문이 | 2005.01.12 | 173 |
275 | 인생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 권태성 | 관리자_미문이 | 2012.01.26 | 174 |
274 | 엄경춘-노을 | 미주문협 | 2019.07.01 | 175 |
273 | 디지털시대의 고독 / 김인자 | 관리자_미문이 | 2012.12.10 | 176 |
272 | 아내의 어깨 위에 손을 얹고 할 말 / 이창윤 [1] | 미주 | 2023.02.01 | 176 |
271 | 우리 엄마 서울 가분날 - 정찬열 | 미문이 | 2005.03.20 | 177 |
270 | 파피꽃을 독도에 심을까 - 최석봉 | 미문이 | 2005.08.28 | 177 |
269 | 소나기 오던 날(1) / 정찬열 | 관리자_미문이 | 2011.11.14 | 177 |
268 | 조옥동-틈 | 미주문협관리자 | 2016.02.29 | 177 |
267 | 김선일, 그대는 죽지 않았다 -오정방 | 관리자 | 2004.07.24 | 1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