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쓸쓸하고 단단한 / 안경라
2010.10.25 09:43
강아지 한 마리
사람처럼 소파에도 앉았다가
누웠다가 사람처럼 어슬렁 거리다가
오줌깔개 신문을 북북 찢는다
너도 외롭구나
말 걸 이 하나 없는 집, 종일을
강아지 같은 한 사람
햇살 내려 와 앉는 빈의자 그늘
봉숭아꽃 한 송이 살랑인다
바람 하나 지금 막 지나가나 보다
지나가며 바람
하나 또 부르는 소리
꽃잎처럼 둥근 하늘 저 혼자 푸른
눈부신 한 계절의 춤사위에 못 이기듯
정원 너머 한 길가 메이플 나무
노란머리 흔들어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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