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숙-겨울나무의 노래
2021.08.29 17:18
겨울나무의 노래
신현숙
겨울 숲에서
찬바람에 흔들리며 옷을 벗는 나무를 본다
가을 울음소리가
땅바닥에 끌리는 게 싫어 참는 고독한 자유여
빛살이 소리 없이 울고 있을 때
꽃샘추위를 견뎌내는 비옥한 땅 심의 화살표
겹겹이 그어지는 나이테는
땅 속 뿌리까지 맑아지기 위한 감동의 현으로
겨울은, 솟는 젓 줄 생명력을 품고 있다
불씨를 가슴에 안은
나무는
기쁘게 수분을 정리하고
싱싱했던 여름에의 꿈을 꾼다
새 생명, 내일의 초록 숲을 위하여
겨울의 끝자락에 세우려고
한정 없이 낮아지는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숲 속 길
수북이 쌓인 눈 위에 선명한 차 바뀌 자국
그윽한 햇살의 숨결이
겨울나무의
깊이 들이 쉬는 숨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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